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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n thinking about you

낮에 잠들어 한밤중에 깨어나는 날, 그 날의 공기는 특별하다. 날마다 뜨고 지는 태양의 일정한, 아니 지구의 일정한 자전 주기에 맞춰 먹고 자고 떠들고 침묵하고 웃고 분노하는 일상에서 약간은 분리된 느낌. 피곤에 지쳐 잠들었으니 눈꺼풀 몇 번 더 꿈뻑이다 다시 잠들면 그만인 건데, 기어코 눈을 떠 모니터의 눈부심을 견뎌낸다. 밤에 찾아온 빛은, 수만 년 인류의 배고픔을 치유해 주었는지는 몰라도, 수억년 존재의 고독을 치유하진 못 할테니까. 나는 하릴없는 우주의 모래알이니까. 생각 할 줄 알고, 외로워 할 줄 아는 모래알. been thinking about you, and there`s no rest.

밤부터 시작한 텀프로젝트는 다음날 해가 뜨고 제출 마감시한 아침 10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고, 시체의 눈으로 아침 길을 달려 학교에 나갔다. 발표 시간에 늦은 이유로 4시간을 기다렸고, 28시간동안 잠 없이 눈 뜨고 준비한 발표는 2분도 채 안 되는 시간, 그 중 반은 왜 늦었냐는 질책을 들으며 발표를 끝냈다. 아침보다 좀 더 썩은 눈깔을 비벼 뜨고, 오후의 비오는 아스팔트를 달리며, 안 그래도 분노 할 일 천지인 이 땅에 이 정도로는 분노하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굳게, 다짐했다. 단지 나는, been thinking about you, and there`s no rest

책상 위에는 한 장 한 장 꿈과 기대가 서려있던 프로그래밍 책들, 바싹 말라 버린 빈 물통들과 맥주병, 가득 찬 재떨이, 빈 담배곽, 정신없이 써 댄 코드 초안들이 널려 있다. 이들은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나는 많은 것을 듣고 있다. 모니터 너머 하늘엔 어느덧 비가 그쳐 별빛이 스믈댄다. 가로등 빛도 스믈댄다. 스믈대는 빛 위로 담배 연기가 부옇게 흩어지고, 흩어지는 연기가 말한다. 나는 소화하기 버거울 만큼 많은 이야기를 듣고, 이들의 이야기를 고민한다. 라디오헤드의 기타 소리도 톰의 목소리도 희미하다. 단지 been thinking about you, and there`s no rest. 내 목소리만은 너무 선명해, 누군가에게 전화라도 해야 할까. 새벽 두시 기타 소리보다 내게 위로가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