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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키보드 입문, 체리 ML4100

0.

시험기간은 참 묘하다.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관심이 폭주하고, 그리고 그 관심이 지속 가능한 형태로 재생산 될 수 있도록 끊임 없이 무한 확장 된다. 괜히 저 먼 고등학교 시절부터 NEMS(Near-Exam Mental Disorder Syndrome; 근시험정신착란증후군) 란 말이 있었던 게 아니다. (사실 NEMS 는 내가 만든 조어임ㅠ)

이번 시험기간 나는 두가지에 꽂혔다.
하나는 다큐 시대정신(The Zeitgeist), 또 하나는 기계식 키보드.
시대정신은 일단 제껴두고, (사실 글은 얘 먼저 썼는데 분량이 많고 생각 정리도 쉽지 않아서 일단 패스-)
기계식 키보드부터 적어본다.


1.

컴퓨터에 돈 들인게 참 적잖다.
최근엔 데스크탑용 2G 램 두개도 질러서 현재 데탑의 램은 6기가. 얘 때문에 64비트 윈7 까느라 쌩쑈도 벌이고 뭐 그랬다. 그 좀 전에는 보급형 최고사양의 공유기도 질렀었고. 하드 총 사용량은 2.5테라. 노트북 하드는 SSD 80기가를 쓴다. 모니터는 24인치 듀얼. 마우스는 무려 13만원 주고 지른 MX Revolution. 우와 적다보니 참 많이도 샀네. 아무튼 이런 내가 키보드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 왔던 것은 좀 이상한 일임에 분명하다.

나는 어쨌든 CS 를 전공하는 공대생이다.
이러한 이유로 위에 지른 컴퓨터 관련 물건들의 뽐뿌질을 견뎌내지 못했고, 또, 적당히 합리화했다. 어쨌거나 나는 이리 메치나 저리 메치나 컴퓨터를 두드려서 먹고 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은 대단히 전형적인 표현으로서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키보드’를 두드려서 먹고 산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본체를 두드리거나, 모니터를 두드리진 않으니까 말이다 ㅋ

그런 연유로,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뽐뿌질을 견디기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
(게다가 시험기간이었다고! ㅋ)


2.

어쨌든 질렀다.
키보드매니아(http;//kbdmania.net) 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어 최초의 뽐뿌질을 시작했고. 온갖 고민과 마음 속의 내적 암투를 벌였다. 참, 이 쪽 동네도 어지간히 매니악해서. 일단 뭐 하나 ‘rational cool’ 하게 사려면 알아야 할 것도 고려해야 할 것도 참 많다. 체리니 알프스니 필코니 하는 메이커는 기본이고, 클릭(청축)이니 넌클릭(갈축)이니 리니어(흑축/백축) 이니 하는 스위치 이름도 알아야 하고, 스탠다드(다 있는거)니 컴팩트니(다 있는데 사이즈 줄여놓은거) 텐키리스니(오른쪽 키패드 라인 몽땅 없앤거) 윈키리스니(윈도키가 없는거) UK배열이니(한영키/한자키 없는거) 이런 키배열 사이즈도 알아야 한다.

어쨌거나 그런 고민 끝에 지른 녀석이 바로 요거-

사용자 삽입 이미지

Cherry ML4100 (G84-4100PPAUS)


ML4100 되시겠다.

내가 그동안 펜타그래프를 쓰고 있었다는 점(얘가 키캡 높이가 낮다), 기존 노트북과 키배열이 거의 비슷해 적응이 빠르다는 점, 중고가가 싸다는 점 등이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아 후보에 올랐으나. 결정적으로는 중고 매물이 아주 정확한 때 올라왔기 때문이었다ㅋ 새 제품을 구하기 힘든 옛 모델이고, 요 녀석은 상태가 썩 좋은 녀석이 아니라 배송료 포함 3.3 점에 업어왔다.


뭐 자세한 내용은 키보드 매니아 리뷰 게시판에 올렸으니 이를 인용하겠음.
체리 미니키보드 ML4100(윈키리스/직선줄) 사용기


3.

그래도 요악하자면,
이 녀석 때문에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에 완전 푹 빠져버렸다.
그동안 내가 참 재미없는 키보드질을 하고 있었구나 제대로 느껴버린거다. 뭔가 말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직접 쳐봐야(그것도 사실 한두시간 정도는 제대로 쳐봐야) 느낄 수 있는 묘한 느낌인데. 괜히 저 사이트의 매니아들이 가산 탕진해가며 키보드를 모으는 게 아니란 것을 분명히 느끼게 된 것이다.

다음 목표는 ‘체리 컴팩트 넌클릭’과 ‘필코 마제스터치 텐키리스 넌클릭’ 인데,
요 녀석들은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녀석과는 가격차가 꽤 있어서 (중고가 10~13만원대) 이 녀석들을 업어오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런데 그거 알면서도 자꾸 키보드 매니아 중고장터를 들락날락 거리고 있는 것은 문제; 통장잔고 10만원도 간당한 인간이 여길 자꾸 왜 들어가는 건지 미스테리가 아닐 수 없지ㅠ


4.

지금 사려고 벼르고 있는 것들이 적잖이 많다.
공유서버용 컴퓨터도 하나 장만할 계획이고(대략 10만원이면 듀얼코어로 하나 나올 것 같다 ㅋ), 요즘 거의 유일하게 하고 있는 게임인 NBA2K10 을 위해 게임패드도 하나 지르고 싶고. 외장하드 케이스도 하나 질러야 되고. 정원이 줄 아이팟터치 케이스도 하나 구비해놔야 하고. 스킨/로션도 다 떨어졌고. 봄옷도 좀 사야하고. 뭐 그렇다.

근데 요즘 물가가 오른 건가, 내 씀씀이가 헤픈 걸까.
요즘엔 술도 거의 안 마시고, 수업도 전부 오전반이라(ㅋ) 주로 집에서 밥 먹고. 그런데 너무 가난하다. 연애는 가진 자의 특권인거임? ㅋㅋ(근데 사실 데이트비용도 되게 얼마 안 쓰는데;)

그래도 조만간 저번 달에 진현형한테 일해준 페이 받고나면 쪼오끔 숨통 트일테니. 아껴써야지.
아니, 아껴 질러야지ㅠ
공유 프로그램아 돌아라~

postscript1: 알파일 하나만 공유 돌려서 하드도 사고 향수도 사고 위에 쓴 메모리도 사고 해서 대략 30만원어치를 질렀는데 지금은 공유 프로그램 네개를 한꺼번에 돌리고 있다. 대강 계산해보니 한달에 한 25만원은 떨어지는 구조. 근데 네개 돌리니 게임은 켤 엄두를 못내겠다ㅠ 서버용 컴퓨터가 절실함ㅠ

postscript2: 평소엔 거의 안하던 블로그 포스팅이 올라오는 이유는 본 포스트에 드러난 두가지 이유에 근거한다. 하나는 ML4100 의 구입으로 너무도 키보드를 치고 싶어진다는 거, 나머지 하나는- NEMS ㅠ 공부하기 싫어…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