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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응, 괜찮아.

어렸을 때부터 눈물이 참 많던 나는,
누군가 나를 달래 주던 기억이 별로 없다.
부모님도 친척들도 내가 울면, 그냥 혼자 그칠 때까지 그대로 두었던 것 같다.
누군가 달래주면 더 울어버리니까,

홀로 우는 나를 달래는 것은, 언제나,
나였다.

나이를 먹고, 이젠 어지간한 일에는 울지도 못할 만큼.
키도, 덩치도 산만해졌다.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홀로 우는 나를 달래는 것은 여전히, 나라는 것.


지독한 감기에 누군가 내 몸을 짓밟고 나간 듯한 느낌.
조각 나고 헤쳐진 꿈 속에서 뒹굴다, 방 안으로 내리 쬐는 햇빛에 눈을 떴다.
눈을 뜨고도 한참을,
멍하니 심장 조여지는 생각들 속에 뒤척였는데.
어느 순간 뒤돌아 햇빛을 바라 보니.

눈물이 났다.
저 햇님이, 나를, 아무 말 없이,
달래주고 있었다.

괜찮아, 응,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아.

아무도 없는 집, 아무도 없는 방에서
누가 볼까, 누가 들을까
숨 죽이며 울었다.



그리고 담배를 입에 물고 노트북을 열었는데,
빈 노트북의 까만 화면에 비친 내 모습이 참 웃기고도 안쓰러웠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

나는 달래주면 안 되겠다,
부모님이 참으로 옳았구나,
생각했다.

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