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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아침형 인간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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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시각 5시 31분


보통 2시까지는 노트북 모니터에선 한 윈도우에 안 들어갈만큼 꽉 차는데,
3,4시부터 서서히 줄기 시작하여, 5시쯤 되면 전멸이다.
혹 한 두 명 있어도 컴퓨터 켜놓고 잔 ‘자리비움’ 친구들.

아침형 인간 시작한지는 꽤 됐는데,
솔직히 말하면 잘 되고 있진 못하다.
술과 숙제만 없다면 나도 그럭저럭 잘 하겠는데 말야;

오늘은 물리2 시험날.
집에 들어와 10시쯤 자버리고, 새벽 두시쯤 일어났다.
4시간 잤는데 나름 기분이 나쁘지 않은 걸 보면 아침형 인간에 반틈 정도는 적응했나보다.

언제 어느 타이밍에도 잠 들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능력이다.
잠자리 바뀌거나 시간 바뀌거나 하면 웬만하면 잠을 잘 못 들었었다.
그래서 군대에서 검열이다 근무다해서 잠 서너시간도 채 못 채워 잘 적에도,
남들 다 자는 풋잠을 못 자니 늘 피곤 누적상태.

어쨌거나 홀로 일어난 새벽,
아무도 말 걸 사람이 없다는 것은,
반쯤은 좋고 반쯤은 나쁘고 그렇네.

홀로 하는 모든 것들이,
익숙함과 벌이는 대화.

홀로 맞는 새벽은 그래서 참 좋다.

아침형 인간

인간을 어떤 ‘형질’ 로 분류한다는 건 참 위험한 일이다. 혈액형, 별자리 같이 전혀 일말의 과학적 근거 없이 이루어지는 ‘대체로 일본식 분류’는 특히 더 그렇다. 그냥 그럴 것 같다- 란 생각으로 이야기를 풀다 보면 대개의 사람들은 그런 말에 그럴 듯함을 느끼고 공감을 하게 되는 법이니까. 내 혈액형은 A형인데 ‘소심한 편이지만 때로 적극적인 모습이 잠재되어 있다’ 라는 말은 사실 누구한테 써도 맞지 않나. O형을 읽어보면 ‘매사 적극적이지만 특정 부분에 관해서는 소심한 면도 보인다’ 는 말은 나한테도 맞거든? 사실 이것 역시 누구한테나 써도 맞다.

뭐 그런 일본식 분류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 책(사이쇼 히로시 저)도 별반 다른 책이 아니다. 대체로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 시간 관리에 철저한 사람들이고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들이 평균적인 출근시간보다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갖게 된 것이 특별히 대단한 ‘아침의 매력’ 때문이라고 보지는 않으니까. 특히 잠에 대해서 (렘 수면과 논렘 수면을 설명하며) 그 주기는 약 2시간이므로 짝수시간으로 자라느니 하는 말은 좀 허무맹랑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관련 글을 읽어보면 그 주기는 약 2시간이 아닐 뿐더러 그 날 컨디션과 사람들의 특성마다 매우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 주기가 20분씩 어긋난다고 치면 이미 짝수 공식은 성립할 수가 없게 된다. 뭐, 그래서 SleepTracker 같은 제품들이 나와 팔리고 있는거니까. 음, 근데 이거 너무 비싸다. 우리나라에 공식 수입원도 없고. 관세에 배송비까지 하면 대략 20만원쯤 드는 것 같네.

아무튼 그렇다고 해도 내가 이 책을 종종 아무 이유 없이 앉아 읽게 되는 건 이 책이 ‘간단한 성공 참고서’ 형식으로 쓰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식 형질 분류의 차원을 넘어서 이 책은 그냥 그 자체로 성공 사례기의 모음이다. 그리고 그 성공 사례에 대한 근거로 대는 것은 오로지 ‘아침을 얻는 것’ 뿐이니. 늘 알면서도 실천을 못하는 내게, 또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참 묘한 매력이 있다.

이 책을 처음으로 제대로 읽은건 군대에 있을 때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긴 것이, 그 때는 이미 10시에 자서 6시에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 습관처럼 굳어 있었던 때라는 것. 격일(때로 5일씩 연속으로 설 때도 있었지만) 간격으로 서는 야간근무(취사병 할 땐 기상조) 라는 게 있긴 했지만 어쨌든 대체로 일정한 시간대에 자고 일정한 시간대에 일어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그런데 그 때의 내가 아침형 인간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은 아침형 인간이 단지 기상시간만에 국한 된 정의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남들보다 일찍 시작하는 하루, 그 추가된 잉여시간이 그 당시의 내게는 추가된 노동시간일 뿐 여유시간이 될 수 없었던 것. 일어나자마자 침구류 정리하고 행정반 청소에 총기 입출관리까지, 새벽 근무 한번 섰다 하면 비몽사몽간 제 정신이 아닌 채로도 그 모든 일들을 하곤 했었다. 그리고 정신 차려 보면 어느새 아침을 먹고 행정반 책상에 앉아있다. 그러면 또다시 치이는 일들. 결국, 여유의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아침형 인간이라는 것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결국  ‘출근’ 혹은 ‘등교’의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 중 가장 효율적인 것이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부분 아닌가. 결국 여유의 문제다. 죄다 오후 수업임에도 수업 시작 1시간 전에야 급하게 씻고 옷 입고 고속도로에서 120씩 밟고 다녔던 올 복학 첫학기는, 그런 면에서 볼 때 참 한심했다. 오늘이 시험이 두갠데 주말에 내내 놀다가 월요일 되서야 발등에 불 떨어진 듯 공부한 것 역시도.

아침형 인간 실행 2일차.
쉽게 잠이 들지 않을 것을 알기에 아예 9시반쯤 씻고 10시에 잠자리에 들어버린다. 그럼 늦어도 11시 전엔 잠 든다. 기상 시간은 4시반. 평소 내가 잠 드는 시간이 2-3시였음을 생각하면 거의 ‘평소 자는 시간에 일어나는’ 생활을 하고 있는 거다.

이틀간 아침 날씨가 궂어 산책은 못 나갔다. 책에도 있지만 괜한 목표를 두고 하는 것은 의식적인 속박이 될 것 같아 그만뒀다.  어슴프레한 새벽의 창문을 여는 것. 아침의 그 묘한 공기를 호흡하는 것. 모닝 담배의 어질한 맛. (요게 참 매력 ㅋ) 야밤형 인간들이 지난 밤 두드려 준 댓글들을 확인하는 것. 그리고 그런 뻘짓들을 모두 하고 블로그에 이런 뻘글을 두드려도 아직 6시가 안 됐음을 확인하는 것. (결정적으로 요게 가장 큰 매력)
이것들만으로도 실행한 보람이 느껴진다.

문제는,
술,
인데.

누구 나랑 같이 저녁 11시까지 술먹고 다음날 4시반에 일어나서 또 먹을 사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