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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거의 나흘,
평균 수면 네시간 이하.
비운 물병이 대략 10병은 될 거고, 피워버린 담배가 대략 120개피. (눈앞에 빈 갑 네개가 굴러다니는 -_-)

플라곤 총회 뒷풀이(게다가 그 날은 수영이형 생일이었대고) 와 정호형 결혼식 뒷풀이(조낸 보고싶었던 성훈형 왔대고) 그리고 범석 형님의 장충동 호출까지 (아, 이게 제일 아쉬워;)
나름 내 인생 중요한 술자리들을 모두 제끼고 매달렸던.
내 인생 최고의 숙제 폭풍 -_-

프로그래밍 과목만 주르륵 듣는다고 나름 스스로가 거만해져 있었던 걸까.
이 나흘을 제외하고는 예습, 복습 해 본 적도 없고, 한 시간 이상 숙제 해 본 적도 없다.
한 시간이 뭐야. 30분 넘긴 것도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뭐, 자신감이란건 참 좋은건데.
이게 막상 폭풍처럼 밀려오니까 그다지 좋지만도 않다.
프로젝트급 숙제 두개에 수학인지 물리인지 프로그래밍인지 헷갈리는 숙제 하나가 몰리니까 자신감이고 지랄이고 다 필요 없다.
머리에 쥐 나고 정신이 혼미해지는건 매한가지, 수학 물리랑 똑같다.

가장 큰 난적이었던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은 가장 오랜 시간 삽질해서,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다. 한가지 숙제로 100점, 80점, 50점 만점의 각각의 선택사항이 있었는데. 50점짜리 1시간도 안되서 다 해놓고는 나름 자존심상 100점짜리 도전. 완성하는데 딱 나흘 걸렸다. 젠장. 어쨌거나 이 과목은 다음주 수요일이 중간고사고 과제도 자주 나오는 편이 아니니까 여러모로 겸사겸사 재미는 있었다. 물론 하는 도중엔 잘 안 되서 다 집어던져 버리고 싶었지. 100점 만점짜리 숙제를 하려면 배우지도 않은 것들을 찾아 공부해 만들어야 했다. 완성된 코드가 고작 500라인 남짓인데, 삽질하느라 두드린 코드가 못 잡아 3천라인은 넘지 않을까 싶은데. 어쨌든 해 놓은 거 보면 고생한 보람은 있다.

컴퓨터 그래픽스 숙제는 실습 시간에 다 두드려놨었는데, 추가적으로 (교수한테 배운적 없는 -_-) 덧붙임 과제가 있었다. 이걸 해내려면 프로그래밍 센스보단 수학 물리 센스가 필요하고, 그런 센스 평생 가져본 적 없는 나는 잠깐 해보다가 깔끔하게 gg 치고 원안대로 냈다. 뭐, 나쁘지 않다.

자료구조론 숙제는 정말 우습게 봤다. 그래서 스케일도 크게 잡고 삽질도 많이 하고. 결국은 제 시간에 못 냈다. 대충 완성은 다 됐는데, 이대로 내는게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더라고. 하루당 30% 감점이긴 한데,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자존심이긴 하지만 고작 과제 점수 30점에 스스로 쪽팔리고 싶지 않아 다시 손보고 있는 중이다. 내일은 수업이 풀이니까 오늘도 밤을 새야 할 것 같긴 한데. 몸 상태는 그냥 한마디로 최악이다. 뭐, 나흘 달린거 치고 이 정도면 괜찮은건가.


코딩을 더 하든가, 빨리 자든가 해야 하는데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두드리고 있는 이유는. 뭐랄까.
사람 냄새 나는 글을 적고 싶었다 할까. 변수를 정의하고 함수를 호출하고 클래스를 객체화하고. 그런거 나흘동안 종일 했으니. 지금은 좀.

사람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현실 뒷켠의 의미와, 꿈 반 편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너무 피곤하다.
역시 사람은 피곤하지 않아야 뭐든 하나보다.
글이든, 코딩이든, 사랑이든.

어쩄거나 당분간 또 Coder`s Hi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