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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난 당신 야구가 싫어

http://cynews.cyworld.com/Service/Sports/ShellView.asp?ArticleID=2008102515402989172&LinkID=249

오늘도 싸이 뉴스에서 긁어옴.
아, 네이트온 접속하면 뜨니까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네;
역시 ‘Gateway’ 라는 건 참 중요한 위치란 말이지.

어쨌거나.
기사보고 또 다시 화가 났다.
그런데 오늘은 그냥 좀 짧게 쓸란다.


야구를 하다 보면 진짜 별 일이 다 일어난다.
하다 못해 테니스공으로 하는 동네 야구만 해도 별별 웃기지도 않은, (그러나 지나고나면 되게 웃긴) 일들이 수두룩히 일어나는데 프로야구는 오죽 하겠나. 만약 타자가 친 공이 홈런성으로 날아가다가 그냥 한가로이 날고 있는 새에 맞아 떨어진 경우- 그건 안타일까 홈런일까? 그래서 프로야구 룰북에 보면 별별 이상한 상황까지 다 고려되어, (고려된 것도 있고 ‘한번 겪어본’ 것도 있고) 들어간 재밌는 내용들이 많다.

야구에서 이런 재밌는 상황, 기상천외한 시추에이션이 벌어질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 배트도 둥글고 공도 둥글다 ]
맞다. 배트도 둥글고 공도 둥글다. 그래서 내가 던진 공이 어디로 갈지, 내가 친 공이 어디로 갈지는 오직 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 불확정성의 원리를 고려한다면, 아마 신도 모르려나; 아무튼.

투수가 던진 공이 타자의 몸에 맞는 경우 이를 ‘데드볼, 보다 정확히는 Hit By Pitched Ball’ 이라고 표현하고, 볼넷과 똑같은 한 루의 진루 기회를 준다. 이대로만 보면 문제 될 게 하등 없다. 타자를 진루 시키는 거 좋아할 투수 당연히 없으니 몸 쪽으로 던질 때는 신중을 기할 것이고, 타자는 좀 아프고 기분은 좀 나쁘겠지만 두 눈 부릅뜨고 볼을 네 개나 골라내야 얻어 낼 상황을 얻었으니 이 얼마나 공정한가.

그렇다. 이건 단지 ‘기분’ 문제다.
맞는 놈 기분이 나쁘면 안 된다는 거다. 스포츠 정신이고 지랄이고 다 필요 없고, 선수가 경기가 아닌 다른 이유로 고통을 느낀다는 거 자체가 기분 무지 나쁜 일 아닌가. 그 선수 뿐만 아니라 그 팀을 좋아하는 팬 역시 말이다.

참, 사람 일이란 게 그렇다. 아무개 형한테 나이 어린 동생이 아무개 형이라고 부르는 거 너무 당연하고, 그 동생이 형한테 ‘아무개야’ 라고 말하는 거 분명 문제 있다. 그런데 미국 사람이 보면 뭐가 이상한지를 모를 것이다. 그건 그냥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일종의 룰이니까. 그래서 야구하는 사람들끼리 데드볼 상황에 모자를 벗든 바지를 벗든 내 알 바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맞은 놈이 기분만 안 나쁘면 된다. 그게 전부다.

그런데 분명 야구에는 빈볼시비라는게 존재한다. 변화구도 아닌 직구를 그냥 몸도 아닌 머리 같은 중요 부위 (맞으면 원 큐에 주님 품으로 고고씽 할 수 있는) 에 맞으면 열에 아홉은 선수들이 우르르 뛰쳐 나간다. 그걸 방지 하기 위해 저들끼리 룰을 정한 거다. 정말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투수한테 타자도 사람인데 뛰쳐 나갈까- 뭐 이런 생각, 인건데. 뭐, 그래도 열에 아홉은 나간다. 열에 아홉 중- 또 여덟은 투수가 미안한 표정을 짓지 않거든? ㅋ

어쨌거나 이것도 명문화 된 게 아니고, 어떻게 보면 개인의 선택이니 김성근 감독 생각이 완전 틀렸다는 건 아니다. 감독 입장에서, 투수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벌어진 일 때문에 마음 쓰고 경기 그르치는 거 보기는 싫겠지 물론. 그런데 내가 화가 났던 건 말야.

당신은 감독이잖아. 그 정도 위치면 자기 말에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냐?
경기 중에 벌어진 일은 사과 할 필요 없다, 라고?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보자.
경기 중에 상대편 타자가 친 파울볼이 덕아웃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가 당신 눈알에 정통으로 맞았다면 어떨까.
그래서 당신 눈이 Sphere 가 아닌 Plane 이 되었다면- (아 이 표현 내가 썼지만 좀 리얼하게 상상되는데? ㅋ)
그런데 그 파울볼 친 타자가 씩- 웃으며, ‘아 신기하네, 공이 어떻게 정확히 눈알에 맞냐? ㅋㅋ’ 이러면 어떨까.

그런 상황에도.
그런 상황에도 당신이 그 타자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기분 1g 도 안 나쁘고) 여길 수 있을까?
만약 당신 눈이 피반죽이 되어도 저 상황을 이해 할 수 있다면,

선배 몸 맞추고 사과 한번 했다고,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도 하지만)
9실점한 투수를 공 120개 던질 때까지 안 내린 거, 그리고 바로 그 다음날 2군 강등시킨거,
당신의 저 동네 야구보다 못한 저질 마인드,
나 역시 이해한다. 모두.


postscript : 나는 어렸을 때부터 LG 팬. 지금 봐도 감동적인 94년 우승 이후, 암흑기를 지나던 LG 를 준우승까지 올린 감독이 또 김 감독.  사실 난 그 때도 김 감독을 싫어했었다. 우리 아버지는 더 싫어했다. 당신은 어쨌거나 LG 스타일이 아니거든 -.-

postscript2 : 쓰고보니 별로 안 짧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