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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인생의

새벽 비.
창가 너머로 들리는 부슬부슬 비님 소리.
셔플로 튀어나온 재주소년의 기타 소리와 참 잘 어울려.


아쉬움 가득한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가벼운 접촉 사고를 냈다.
신호 받고 서 있는 택시를 뒤에서 받았는데, 뒷목 잡고 내리는 기사를 보고 아 제길 피곤하겠구나 했는데,
음, 역시,
피곤했다.

보험처리 하고는 학교로 다시 돌아와 술을 붓고는,
사람 둘 들어가면 꽉 차는 영훈이 기숙방에서 풋잠을 자고 일어났다.
꿈 속에서 나는, 사고를 냈던 새벽 두시로 되돌아 갔는데,
같은 사람을 태우고, 같은 길을 달려, 같은 위치에서, 사고를 냈다.
역시 피곤했다.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길, 다시 한번 더 사고를 냈다.
앞 차를 들이박는 순간, ‘아 이제 운전은 끝이구나’ 생각을 하며
꿈에서 깼다.
마신 술보다 더 끔찍한 삶의 피로가, 나를,
짓눌렀다.

일도 빼고, 수업도 빼고는.
지연이와 같이 점심 먹고, 동아리방에 들러 신입생 기타들 가르쳐주고,
조금 일찍 나와 내 차 정비를 맡기고,
집에 들어왔다.
한없이 공허한 마음에 침대 위에서 뒹굴다 잠이 들었다.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꼭 하고 싶었던 일,
그냥 병렬이 말대로 이번엔 때가 아니라 액땜 하느라 사고가 났다고,
그래, 그냥 그렇게 생각해야지.

내 인생 첫 사고에,
추억이,
방울방울.

올라가는 보험료 할증 만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