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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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웃고, 많이 떠들고, 많이 먹고, 많이 마시다 왔다.
그렇게 잘 놀다 왔는데 기분이 이상해.
누군가 툭 치면 울어버릴 것 같은, 그런, 아슬아슬하고 위태한 기분.

기분 좋게 잡았던 점심 약속도 깨지고, 예정된 과외 스케쥴도 미뤄지고,
텅 빈 집안을 채워주리라 믿었던 친구들도 다들 바쁘고.
결국 나 그렇게 하루 왼종일 틀어진 스케쥴 속에 씁쓸하게 웃었다.

나 홀로 남겨진 이 넓은 집이, 얼마만인거지.
밤늦게까지 술 붓다 느즈막히 들어오면 늘 숨소리로만 날 반겨주던 부모님이지만.
그 빈자리가 생각보다 되게 크구나.

친구 녀석들이 죄다 제대하고 대부분은 복학도 했다.
이제 다들 바빠 얼굴보기도 예전처럼 쉽지가 않다.
그때처럼 새벽 두시에 전화해 ‘튀어나와 술마시자’ 라고 하기에, 그래 이제 우리 너무 자라버렸다.
6개의 문자를 보내고, 5개의 답문을 받으며 그런 생각을 했었고,
그래서 오늘 학교 다녀오면 이런 얘기로 블로그에 글을 써봐야지 했었는데,
이런 저런 일이 연달아 겹쳐 일어나고보니.
별로 생각나는 얘기도 없고.
쓸 말도 없어져 버렸다.

단지, 나는 아직 어린애라는거.
이런 작고 작은 사소한 일에도 한참 작아져버리고 마는.
노랑머리 꼬마라는 거.

허우대 산만하고, 나이도 쳐먹을 만큼 먹고, 군대도 갔다 와서.
이젠 더 이상 이런 일로 울지도 못하겠는데, 나.

한마디 위로 없이도, 차갑게 웃어야 하는 걸까.
그래야 하는 걸까, 그런데.

그럴 수 있을까, 나.
it was all ye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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