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인생의

새벽 비.
창가 너머로 들리는 부슬부슬 비님 소리.
셔플로 튀어나온 재주소년의 기타 소리와 참 잘 어울려.


아쉬움 가득한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가벼운 접촉 사고를 냈다.
신호 받고 서 있는 택시를 뒤에서 받았는데, 뒷목 잡고 내리는 기사를 보고 아 제길 피곤하겠구나 했는데,
음, 역시,
피곤했다.

보험처리 하고는 학교로 다시 돌아와 술을 붓고는,
사람 둘 들어가면 꽉 차는 영훈이 기숙방에서 풋잠을 자고 일어났다.
꿈 속에서 나는, 사고를 냈던 새벽 두시로 되돌아 갔는데,
같은 사람을 태우고, 같은 길을 달려, 같은 위치에서, 사고를 냈다.
역시 피곤했다.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길, 다시 한번 더 사고를 냈다.
앞 차를 들이박는 순간, ‘아 이제 운전은 끝이구나’ 생각을 하며
꿈에서 깼다.
마신 술보다 더 끔찍한 삶의 피로가, 나를,
짓눌렀다.

일도 빼고, 수업도 빼고는.
지연이와 같이 점심 먹고, 동아리방에 들러 신입생 기타들 가르쳐주고,
조금 일찍 나와 내 차 정비를 맡기고,
집에 들어왔다.
한없이 공허한 마음에 침대 위에서 뒹굴다 잠이 들었다.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꼭 하고 싶었던 일,
그냥 병렬이 말대로 이번엔 때가 아니라 액땜 하느라 사고가 났다고,
그래, 그냥 그렇게 생각해야지.

내 인생 첫 사고에,
추억이,
방울방울.

올라가는 보험료 할증 만큼이나,

8 thoughts on “사고, 인생의

  1. 미리누리는천국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군요.
    잘 처리되었기를 바래요
    민상님덕에 블러그 제목을 보면 항상 뿌듯함을 느끼게 됩니다.
    비가 오는 차분한 아침입니다. 행복한 주말 맞이하세요 :)

    Reply
  2. Ssam

    기사양반트렌드를잘모르는구만…
    요즘은뒷목이아니라이마로크락숀을지그시길게눌러주는게대세라던데…흠흠…
    음…암튼나도차가있었으면좋겠지만사고를내고싶지는않아..욕봤소

    Reply
    1. 민상k

      이마로 크락숀을 지그시- 이거 대박인데요? ㅋ
      혹시 쓸 일 있다면 종종 -.-.-

      없길 바라지만요 ㅋ

      Reply
  3. 라윤

    내가 아직 보험을 안 들어있어서, 이런거 무서워서 운전을 못 하는게야..
    26세부터였던가 만 26세부터 였던가

    Reply
    1. 민상k

      만 26세부턴가 싸질 거다.
      나는 걍 아버지 보험에 가족 단위로 낑겨 가입 된 거 -.-.-
      고로 보험료 할증이 차 네대에 방울방울 -.-.-

      Reply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