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enough communication

혼자 사는 세상은 너무 외롭지.
릴케의 누구나 혼자입니다- 를 일곱번 읽을만큼 좋아하지만,
그 말이 그냥 외로우니 견뎌라- 라는 뜻일까.
세상 사람 모두가 외로우니 서로 외롭지 말자는 뜻이 아닐까.

외롭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대화.
말이든 글이든 눈빛이든 감촉이든.

터전 잃은 새끼 제비처럼 방황한다.
댓글도 방명록 글도 모두 확인했는데 블로그를 다시 들어오고,
하나하나 글을 모두 읽었는데 지인들의 블로그를 다시 찾고,
싸이까지 찾아가 글을 다 읽고나서,

나는,
나침반을 잃은 조타수가 되었다.
멍하니 빈 수평선만 바라보고 있다.

책과 대화하고, 영화와 대화하고, 음악과 대화하고, 코드와 대화하고, 게임과 대화하고,
이런거 하나도 재미없다.
다시 말하면,
그건 그냥 나 자신의 외로움과의 대화일 뿐.

사람 살이가 그리 재밌는 일은 아니다.
모두들 Log-on 인데,
내게는 모두 Log-off 다.


웹이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
관계를 만들고, 의미를 만들고, 의미 있게 때울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나라는 말뚝을 크게 박고,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나의 기록이 가능하여야 한다.
또한 그 일이 누구에게도, 특히 나 자신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나서 나를 공개하는 일에 주저가 들지 않게 해야 한다.

나를 확인하면서 타인을 생각하고, 타인을 생각하면서 나를 둘러보아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고 은근하게,
부담과 압박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외롭지 않아야 한다.
외로움을 곱씹는 순간의 탐미조차도,
외로움 안에 썩게 두어서는 안 된다.
곪고 상처 받는 일조차도 누군가에게는 위안 받을 여지를 남겨야 한다.

더이상 혼자이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고 믿게 해야 한다.
나를 말하고, 나에 대해 들어줄 누군가를 만드는 일.
그럼 너 역시도 너를 말하고, 네가 말한 그 모든 것들을 들어줄 수 있다.

이것은 공학이 아니다.
웹 프로그래밍, Rich Internet Application 같은 도구들이 하는 일이 아니다.
나는 그 도구를 공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구가 만들 새로운 세상, 새로운 패러다임을 끊임없이 꿈꾸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래서 배우고 있는 거다.
도구가 무엇인지 모르면서는 도구로 만들 세상을 꿈꿀 수 없으니까.

네트웍의 공학적 설계는 치밀하고 세심하다.
그리고 전체적인 틀에서 보면 다분히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그런데 웹은 왜 이 모양이냐.
그런 복잡하고 세심한 틀에서 짜여진 메커니즘 위에,
어째서 이런 단순하고 재미 없는 어플리케이션 레이어가 애드온된 것이냐.

request 하고 accept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send 하고 receive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synchornize 다.
그게 마음이 됐건, 사랑이 됐건, 꿈이 됐건, 희망이 됐건 간에.

너희들이 지금 하는 일들은 죄다 1g 도 creative 하지 않다.
진짜 creative web 이란,
돈을 조금 더 벌 수 있게 하는 것, 지금까지 해 온 일들을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그런데 쓰이는 것이 아니다.
진짜 creative 한 생각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거대한 트리의 노드 구석구석까지 파급력이 다다를 수 있도록,
유저의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유저에게는 한가지 목적만 주면 된다.
그리고 그 한가지 목적을 위해 단순한 몇가지의 행위만 정의해 주면 된다.
나머지는 알아서 잘들 할 것이다.
그 안에서 새로운 방법, 보다 더 창의적인 방법, 보다 더 편한 방법을 찾을 것이다.

웹은, 아니 네트웍은, 아니 이 사회는.
기본적으로 communication 기반이다.
그걸 빼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내 request 의 receiver 가 machine 뿐이라면 그것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
내가 입력한 정보의 수신자가 나, 너, 우리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목적이다.
그것이 빠진다면 다른 모든 화려한 백그라운드는,
그저 유치한 혹은 게으른 방법론일 뿐이다.

not enough communication

생각은 폭풍처럼 휘도는데,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2 thoughts on “not enough communication

  1. 범스

    외로움이 당신에게 속삭일때 이제는 더이상 피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자.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죽는날까지 헤어질 수 없는 친구일 뿐이다.
    - N.EX.T 외로움의 거리 中
    모든걸 인정하면 또 새로움이 보일거다~ 아자~ *^^*

    Reply
    1. 민상k

      외로움을 인정하고 새로운 형태의 웹 패러다임을 구상 중입니다.
      죽는 날까지 헤어질 수 없는 친구지만,
      또 혼자만은 너무 외로운 세상이니까요. ㅋ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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