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adays,

0.

우리 말로 옮기면 ‘근황’ 정도 되려나. 이번 주 미수다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외국 사람들도 자기 나라 말에 다른 나라 말 섞어 쓰는 거 별로라고 생각한다더라. 되도록이면 우리 말을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1:1 치환이 안 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나도 영어 쓰는 비중이 조금 높은 편이긴 한데, 뭐 줄여야지 맘 먹는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 OOP 로 쓸 걸 객체지향프로그래밍으로 쓰기엔 너무 비경제적이고. 클래스, 메소드, 멤버, 스크립트, 컴파일, 코드, 포인터 이런 말들은 애초에 대안으로 쓸 단어가 없으니까.

어쨌거나 Nowadays. 그냥 이 말 어감이 좋다. 일단 근황보단 좋다.


1.

마음은 그게 아닌데 쿨한 척 했다가 수습하느라 고생 중이다. 모든 일은 뒷 수습이 어려운 거지. 그래서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추진하는 것이 좋은 거다. 뒤돌아보니 최선의 결과를 생각하고 다 질러 놨더라고. 그래서야 될 일도 안 되거니와, 일단 좀 힘들고 골 아프고 그렇다.

쿨한 척은 쿨해진 다음에 하자- 라는 큰 교훈.
친구들, 조만간 술 좀 붑세나.


2.

친절하다는 이미지는 피곤하다. 때로 이게 엄청난 짐인데, 친절보다 더한 감정이 덧대어지면 이건 뭐 도무지 걷잡을 수가 없다. 특히 요즘은 그냥 나를 잃어버린 느낌, 아니, 그런 지경. 하고 싶은 말들 꼼꼼히 숨기고 사는 게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다. 친절과 배려와 관심, 그리고 사랑은 출발도 모호하고 분기도 애매하다. 지금 나는 그냥 뭐가 뭔지를 모르겠다. 그냥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웃고 돌아서 씁쓸해 하며 사는 게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다.

그저,
사는 것이 피로하다.


3.

사람이 사람을 이용한다는 말은 그냥 듣는 것만으로 참 불쾌한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매일을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가. 이용은 그냥 유리한 데로 쓴다는 말이다. 분명 나와 사람들은 적당히 쓰고 적당히 쓰여지고 있다. 그 말에 화가 나는 때는, 분명 내가 쓰여진 만큼 쓰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고맙다- 라는 말보다 더 큰 보상을 기대하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더라도, 어느 순간부터 나는 고맙다- 라는 말이 싫어진 것 같다.

그런데 그마저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내게 하지 않으면,
진짜, 나.
어떻게 해야 되나.


4.

너무 외로운 것은 정말 나쁘다. 자의든 타의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건 나쁘다.
많은 것들이 있었는데 모든 것들이 잘려 나갔고, 모든 것들이 잘려 나갔는데 하나도 명료하지가 않다.
다 사라지고 남은 게 그저 나 뿐이다.
긍정할 대상도, 부정할 대상도, 분노할 대상도, 무시할 대상도,
그 어디에, 그 무엇도 없다. 나 밖에 없다.
……제길 그래서 이러고 있나보다.
…………그러니까 참한 아가씨 하나만 소개시켜줘. 사촌누나동생,선배,후배,동기,친구들은 폼으로 있냐? 응?


5.

언더플롯, 행간의 진실, 말 속의 뼈.
얘네들을 나는 참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뭔가 가려진 의미를 담는 때가 많다. 종종 당연히 알아 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다, 낭패를 본 경우도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정말 모르는 건지,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건지 알아낼 방법이 도무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선 언더플롯을 끼웠던 플롯 자체가 사라지고, 행간이 무너지고, 말이 꼬인다.

때문에 중요하다 싶은 말, 특히 내가 좀 치이겠다 싶은 말은 올곧게 가야 한다, 고 생각은 한다.
물론 맘처럼 안 되는게 문제지.


6.

되게 많이 쓴 거 같은데도 아직 할 말들이 쌓여있다. 맘 터 놓고 술이라도 부어야 하는데, 또 여의치 않은 것들이 한 둘이 아니고. 시가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 하셨던 나의 시인처럼, 나 또한 글이 마구 쓰여지는 것이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다.

다시 쓰자.
사는 것이 참 피로하다.

사는 것이 참 피로하다.

5 thoughts on “Nowadays,

    1. 민상k

      이쁜 아가씨 소개시켜줄게- 를 기대하고 쓴 글은 단연코 아니지만, 역시 늬들만 댓글을 ㅋ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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