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메모리에 저장된 사진들도 짐이다.
수정해야지, 맘만 먹으면 5분도 안 걸리는 건데, 그게 또 영 귀찮다.

매일매일 샤워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도 짐이다.
영원히 안 씻고 살 수는 없을까, 하다가도.
스스로가 못 견디는 타이밍은 언제나 온다.
기름기 줄줄 흐르는 얼굴에 열까지 오르면, 나는 내게 말한다.
gg-

매 끼 밥을 챙겨 먹는 거, 이거 좀 큰 짐이다.
그러면서도 매 끼마다 오늘은 뭘 해먹을까 고민에 휩싸이는 거 보면,
6개월의 취사병 경력이 좋았던건가 싶기도 하고.
예전 같았으면 그거 고민할 시간에 라면을 끓이든 계란 후라이를 해놓든 했을텐데.

그저 눈을 뜨고 살아 가는 것이 짐이다.
늘어 가는 것은 빈 담배곽들 뿐.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에 관한 고민은,
그냥 고민이다.
고민에 대한 답은 있지만, 답을 위한 행동은 없다.
늘,
언제나,
그래왔듯.

사랑하고 싶은 마음도 짐이다.
뭔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짐이다.
받아놓은 영화, 드라마, 게임도 짐이다.


그냥 살아가는 이유가 이 모든 짐들 때문인가.

그런데,
스스로 우울해지고 고독해지는 것도 짐일걸?
그 짐 내려놓는 쌍콤한 기분을 위해 살면서, 그걸 무겁게 생각하는 건,
참 여러모로 생각해도 병신짓.

병신짓 그만하고,
자자.

(아, 매일 자야 되는 것도 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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