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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적고 싶었다

시간은 흐르고, 세상은 흐르고, 나 역시 그렇다.
언제나 나의 모든 아이디어는 기록에 천착하는 방향으로 흘렀는데,
정작 나는 나의 삶을 기록하는 데에 게으르다.
이건 반성이라기보단 회의.
나란 인간마저도 갖고 있지 않은 습관을 타인에게 쓰게 하는 것이 가능할까.
게다가 그게 내가 돈을 버는 수단이 될거라면.

아, 생각해보니 트위터는 적고 있다.
짤막짤막히 내 생각들을 적는다.
누군가 내 트윗의 멘션을 해주길 바라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어쨌거나 그 전부는 누군가가 보아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런 이율배반적 자기만족을 사람들은 이미 양껏 즐기고 있다.
현재의 문제점으로부터 시작한 4년전의 데이로그 아이디어는, 어쨌거나 중대한 고비를 맞은 것이다.

변명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어쨌거나 그건 내가 가진 역량이기도 하다.
대안 서비스로의 아이디어가 아닌, 그 자체가 하나의 생명력을 지닌 아이디어라고.
돈 한 두푼, 사람들 사람들의 소소한 카타르시스를 위함이 아닌 것,
이것은 능히 세상의 패러다임을 뒤집을 생각이다, 라고.
세상 모두를 그렇게 속일 수 있다.
다만 정작 내 스스로가 그것에 대해 일백프로 공감하지 못하겠다는거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좋게 말해 더 세련되어지고,
서비스가 어떻게 자생력을 갖추고,
돈이 어떻게 오가는지, 사람들이 어떤 생리에 의해 움직이는지 서서히 감을 잡고 있다.
그러면 그럴 수록 내가 가진 꿈, 그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자 대표이자 전부인 데이로그가 안타까이 비틀거리는 느낌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를 스스로에게 되묻는 자체가 일종의 거대한 자기부정이 됐다.
문제는 분명하다.
내가 행동하고 있지 않은 것.
모호함을 모호함으로 남겨두고 그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
나는 거대한 꿈을 꾸고 있어요, 이 꿈은 대략적으로는 이래요, 아직은 좀 모호하죠? 괜찮아요, 아직은 생각의 초입단계니까, 내가 가진 시간은 넘치도록 많으니까.
그렇게 나를 유능하고 꿈 있는 젊은이로 포장하고 그 포장으로 얻어왔던 넘치도록 뿌듯한 피드백을,
그렇게 나는 즐기고 있었던 거다.

그러나 아직도 데이로그를 버릴 생각은 없다.
나의 꿈은 일종의 좋은 영화 감독이 되는 것과 같다.
구체화 된 스토리가 망가지더라도 결국 나는 내가 바라는 씬들을 획득할 것이다.

– 갑작스런, 그러나 개연성 있는 타인의 관심
– 나 자신을 그럴듯하고 멋지게, 하지만 신뢰성 있게 표현할 수 있는 프로파일링
– 내 기록의 자기참조를 통해 다가온 또 다른 기록의 액션

나는 아직도 이런 씬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렌다.
저 컷컷의 아름다움을 위해 나는 엄청나게 많은 산을 넘어야 한다.
아니, 산을 만들고 강을 만들어, 만든 산을 넘고, 만든 강을 건너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저들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믿는다.
나는 어느 순간에도 나를 믿는다.
심지어는 나를 속이고 거짓말 하는 순간에도.

그렇기에 지금 내 생각은 나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다만 미래는 모르는 것, 나는 어떠한 내일들을 예비하게 될 것인가.
이 모두가 거짓이 아니었음을 담담히 토로하는 날이 올까,
이 한 때의 꿈을 애처로이 돌아보는 날이 올까,

모든 답은 너무 오래전부터 나와 있었다.
달리보면, 그게 답이다.
마음 먹은 순간 행동하자 라는 나의 의지가 언제나 게으름에 KO패 당하고 있었다는 것.
그래서 이제는 패배에 대한 좌절도 죄책감도 사라졌다는 것.

세상 어디에도 나를 위해 예비된 계기는 없다.
부디 이 글이 그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