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July 2010

road to now-where

0.

블로그도 트위터도 한산했다. 요즘은 주말도 없이 계속 바빴다. 인생의 어느 시점, 내가 가진 잠력의 20% 쯤은 써도 좋을 시기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귀찮고 힘든 일이 있어도 적당히 참아진다. 지금까지 보낸 수십 차례의
방학은 잉여 시간의 잉여 인간화 법칙을 철저히 따랐지만, 이번만은, 분명, 아니다. 나 그럭저럭 잘 살고 있고나. 바람이
나쁘잖다.

1.

중소기업청 주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 교육과정인 앱창작터에 합격했었다. 이건 지금 말하기 조금 웃기고나. 왜냐하면 6주
기본 개발자 과정을 오늘 수료했으니까. 안드로이드 과정은 그래도 경쟁률이 3:1 쯤 됐었다. 계절학기와 겹쳐 학기 중보다 세배는
정신없는 방학을 만들어 준 녀석. 6주 동안 이것저것 참 많이 배웠고, 또
즐거웠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흔히 찾아오는 것은 아닌데, 이번 기회는 그 어느 때보다
적절했다. 여기서 배운 지식, 여기서 치른 경험, 여기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 모두. 절대 쉬이 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2.

지식경제부 주최 임베디드SW공모대전 모바일어플리케이션 LG전자부문 본선에 진출했다. 뭐 대회 이름이 지나치게 길긴 한데, 한마디로
말해 안드로이드 앱 경진대회다. 경호와 같이 사용하는 미투데이 아이디 짓는다고 고민하다 대충 나와버린 팀 이름, wetoo 를
걸고 참가한 첫번째 대회. 사실은 티스토어 대회 참가하려고 아이디어 회의해서 적어놓은걸 경호가 대충 휘갈겨 쓰윽 넣었는데 그게
그냥 덜컥 되어 버렸단다. 어쨌든 그 덕에 개발용 장비로 옵티머스Q 를 지원 받아 아주 쾌적한 개발 환경을 갖추었다.

1차 데모 제출은 10월, 본선은 11월. 앱창작터 프로젝트로 이 녀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 진척은 꽤 되어 있다. 정식
프로젝트니까 Documentation 작업도 썩 잘 되고 있고, 야후인턴9기의 수석 디자이너였던(ㅋㅋ) 방원이가 디자인도
맡아주기로 했고, 뭐, 이 프로젝트는 나름 순항중.

3.

하지만 일단 무엇보다 자랑질 좀 해야겠다. 스스로가 뿌듯해 죽겠다. 지식경제부 주관 소프트웨어 최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SW마에스트로 과정에 합격했다. 합격생들에게 지급되는 노트북 구입비, 한달 100만원의 장학금, 비싸디 비싼 테헤란로의
작업실, 국내 최고 실무 인력의 멘토링- 모두 즐겁지만. 그보다 더 즐거운 것은, 내가 이 대한민국의 쓸만한, 혹은 싹수있는
재목으로 공인 받았다는 것. 이거, 기분, 정말, 좋구나. 이 과정을 제출기한일에 알게 된 터라 지원서도 엄청 급하게 써냈었고,
서류 전형 합격 후 면접도 살 떨렸었다. 하지만 확신. 아직까지는 깨어지지 않은 면접불패의 확신이, 결국에는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4.

합격 후 지원되는 노트북 구입비로는 앞뒤 두서 맥락 없이 맥북을 지를 예정이다. 돈 좀 보태 에어를 지를지 말지는 초큼 더
고민해봐야지만, 맥북을 지르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테스트 가능한 실사용 단말기인 아이폰3GS 가 있는데, 개발도구가 없다는 것은
좀 문제. 기분 난 김에 Objective-C 책이나 질러야지. 이러나 저러나 잡스횽 돈 벌어주는 일만 하는고나. ㅋ

앱창작터 수업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특강이 많았는데, 아이폰 관련 특강은 모두 챙겨들었다. 그 특강 중에 아이폰 앱 개발 과정을
코드 리뷰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막상 직접 보니 정말 해보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사실 이클립스보다 몇배는 더 유려한
코드어시스트가 너무 멋져보였다. 원래 나란 인간이 그렇지. 처음 레일스도 putty 로 콘솔 터미널 접속해서 vim 으로 두드리는
‘맛’이 좋아서 시작했으니까. ㅋ 마제스터치 텐키리스 클릭으로 두드리는 Xcode 는 상상만으로 즐겁다.

5.

토요일은 인하대 창업지원센터 주관의 주말창업학교를 다니고 있다. 두달 과정이고 이 역시 170 얼마 하는 돈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나머지는 국비지원이고 참가비 10만원만 내고 들어갔다. 그러고 보면 요즘 참 좋은 시기란 말이지. ㅋ 이곳저곳에 국비지원이
적잖다. 다 못 찾아 먹으면 손해인 세상이라 할까.

수업은 매주매주 특강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강사로 오시는 분들 모두 훌륭하신 분들이라 배우는 것이 무척 많다. 특히 다음 모바일
부문 본부장이신 김지현 강사님과 마이크로소프트의 IT 아키텍쳐 부문 MVP 이신 류한석 강사님의 수업은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개안(開眼)’ 하는 기분이었다할까? 역시 사람은 많이 듣고 많이 경험 해봐야,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는 듯.

99.

돌아보면, 꽤 오랜 시간동안 road to nowhere 이었다. 말만으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로 나를 꾸미고 치장했다. 그리고
얻은 것 한가지는, 어디로 가겠다고 마음만 먹는다고 몸이 이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너무도 당연한 진실. 애두르고 바쁘게 사는 일이
즐겁다. 내 인생의 잠력을 20%쯤 써도 좋다고 썼지만, 요즘 기분은 잠력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느는 기분이다.

road to now-where. 나는 지금 현실을 위해, 현실을 산다.
바람이 나쁘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