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August 2008

A New Beginning- 잘하자!

언제나 시작의 선에 서면 설레고 떨린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의연하려고 했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 와 생각해보니 다 부질 없다. 그냥 늘 그런 것이다. ‘시작’이라는 행위를 하면 으레 그냥 그런 것 뿐이다. 이런 설렘과 떨림마저도 ‘시작’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미 시작했다고 봐도 좋다. 그러니,
잘하자. 시작만 했다 하면 긴장 타는 소심한 심장에게.

신청하고자 했던 모든 과목이, 비록 시간표 그대로는 아니지만 대부분 들어갔다. 프로그래밍 과목들로 나름 도배가 되었기에 꿈도 크게 갖고 있다. 과외니 알바니 하는 것들도 없고, 공연곡은 이미 윤곽이 다 드러났으니 봄공연 때만큼 심하게 나를 괴롭히진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방해요소는 제거됐다. 이래 놓고도 지난 네학기와 똑같은 꼬라지를 벌인다면, 나는 나를 용서하고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잘하자. 그동안 끝없이 믿어주고 이해해주던 너 자신에게.

방학 기간 공부하려고 준비했던 많은 것들이 미진했다. 공부와 동시에 만들어보고자 했던 여러가지 아이디어도 그냥 아이디어로 그쳤다. 근데, 이거, 왜. 개강 다 되니까 급 하고 싶어지는거니. 조바심 내지 말고 차근차근 해보자. 이제 나는 중학교 때부터 그토록 꿈 꿔 오던 시절을 맞이했잖은가. 프로그래밍이 곧 공부가 되는 것. 내 인생에 이런 호시절이 언제 다시 오겠나.
잘하자. 내가 꾸었던 꿈에게.

나 자신을 가꾸기 위해- 라는 이름으로 방학 기간 하려 했던 두가지. 아침형 인간 되기와 꾸준히 운동하기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거 없이 흐지부지 넘어갔다. 개강, 새로운 시작. 내가 그토록이나 좋아하는 단어 A New Beginning- 그러니까 너희들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침형 인간은 1,2교시 도배해놓은 시간표 덕에 어쩔 수 없이라도 지켜질 것 같고. 운동하기는 엘레베이터를 잊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참고로 우리집은 13층-.-) 어쨌든,
잘하자. 거울 속의 나에게.

나를 이해하고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들,
나와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부어주는 사람들,
착한 사람들, 고마운 사람들.
그들을 위해서라도.

잘하자, 정말로.

08년 2학기 시간표-
















































































 


Mon


Tue


Wed


Thu


Fri


09h


Network Prog


H-422


Univ. English2


5-S-433B


 


 


Physics2


5-E-405


10h


 


 


Network Prog


H-422


 


11h


Data Structure


H-230


 


OOP2 [Practice]


H-322


Computer Graphics Design


[Practice]


H-426


12h


 


 


Physics2


5-E-405


13h


OOP2 [Theory]


H-220


 


Data Structure


H-230


Univ. English2


5-S-433B


 


14h


 


 


 


15h


Computer Graphics Design


[Theory]


H-207


 


 


 


 


16h


 


 


 


 


17h


 


 


Assembly Prog


H-422 


 


18h


 


Assembly Prog


H-422


 


 


 


19h


 


 


 


 


넣고자 한 과목은 다 넣었으나 원하던 시간표는 분명 아니다;
화요일 저 미친듯한 공강 -_-d
월요일 초큼 살짝 끔찍스러운 연강;
아침형 인간 계획에 맞춰 1,2교시 도배는 했는데, 아침형 인간 시즌투도 물건너 간지 오래라 이거 참;
어쨌든 오늘부터 시즌쓰리 시작이다 -.-.-

물리학2 와 대학영어2, 다분히 1학년스러운 두 과목을 제외하고는 전부 프로그래밍.
자만하지 말고 객기 부리지 말고 착실히.

고로 이번 학기 목표는 4.5!
죽어보자-.-.-

라발이홈페이지.png

새로운 중고스킨; [ Moon and Reverse 3rd Edition ]

친구 윤철이 녀석의 홈페이지(http://younchul.g3.cc)는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는 때에-_-d 만든 페이지다.
녀석이 던져준 배경 이미지 하나와 ‘Moon & River’ 라는 컨셉 하나로, AS2.0 을 더럽게-_- 비벼가며 하루만에 뚝딱 만들어버린 날림 작품. 그런데 만들고 보니 녀석이 던져준 이미지는 보랏빛으로 Colorize 되고 상하 반전이 되면서 ‘Moon & Reverse’ 라는 새로운 컨셉으로 탈바꿈 되었다. 누군가 종종 내가 만든 페이지를 보고 싶어 할 때 내가 그동안 만들었던 수많은 페이지 중에 가장 먼저 보여주었던 페이지이기도 하다. (뭔가 있어 보이잖은가? 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간이 흐르고 흐르고 또 흘러, 우리 친구 녀석들 중에 충훈이 녀석이 가장 먼저 블로그를 시작했고, (shiver`s place http://shiver.co.kr) 지태가 그 뒤를 이었으며 (Bag Of Moonshine http://pathos9.egloos.com) 전역 후 내가 합류했다. (여기에 후발주자로 준영이도 합류, http://werther.oree.net 스킨 곧 수정해주마;;)

그 긴긴 시간동안 내가 하루 걸려 만든 저 날림 페이지를 꿋꿋이 지키며 온갖 불편함을 모조리 다 감수하며 블로그로 넘어오라는 친구들의 부름을 끝끝내 거절하며 버티던 녀석에게. 나름은 선물이고, 나름은 내가 편하기 위해. (또한 재미삼아;) 저 페이지와 같은 디자인의 블로그 스킨을 만들게 되었다.

이름하여,
사용자 삽입 이미지

[ Moon & Reverse - 3rd Edition (Textcube Skin) ]
http://moonandreverse.minsangk.com


아직 손 볼 구석이 좀 많지만, 일단은 대강의 윤곽은 드러낼 정도로 만들었다.
늘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멋진 스킨을 수정만 해서 쓰다가, 텍스트큐브 스탠다드 스킨을 들고 수정하려니 골은 좀 아팠지만, 나름 재밌었음.

그래서 만드는 김에, 좀 더 범용적으로 쓸 수 있도록 몇 가지 손을 보고 배포할 예정.
그러므로,
대충 둘러보고, 대충 피드백 던져주길 바래효-

디카 메모리에 저장된 사진들도 짐이다.
수정해야지, 맘만 먹으면 5분도 안 걸리는 건데, 그게 또 영 귀찮다.

매일매일 샤워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도 짐이다.
영원히 안 씻고 살 수는 없을까, 하다가도.
스스로가 못 견디는 타이밍은 언제나 온다.
기름기 줄줄 흐르는 얼굴에 열까지 오르면, 나는 내게 말한다.
gg-

매 끼 밥을 챙겨 먹는 거, 이거 좀 큰 짐이다.
그러면서도 매 끼마다 오늘은 뭘 해먹을까 고민에 휩싸이는 거 보면,
6개월의 취사병 경력이 좋았던건가 싶기도 하고.
예전 같았으면 그거 고민할 시간에 라면을 끓이든 계란 후라이를 해놓든 했을텐데.

그저 눈을 뜨고 살아 가는 것이 짐이다.
늘어 가는 것은 빈 담배곽들 뿐.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에 관한 고민은,
그냥 고민이다.
고민에 대한 답은 있지만, 답을 위한 행동은 없다.
늘,
언제나,
그래왔듯.

사랑하고 싶은 마음도 짐이다.
뭔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짐이다.
받아놓은 영화, 드라마, 게임도 짐이다.


그냥 살아가는 이유가 이 모든 짐들 때문인가.

그런데,
스스로 우울해지고 고독해지는 것도 짐일걸?
그 짐 내려놓는 쌍콤한 기분을 위해 살면서, 그걸 무겁게 생각하는 건,
참 여러모로 생각해도 병신짓.

병신짓 그만하고,
자자.

(아, 매일 자야 되는 것도 짐이야)

나도 어쩔 수 없는 태지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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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72일. 그 중 10가지 이야기.



작성자 최송현 작성일 2008.08.16 01:51 스크랩 0 

 episode #1.
대형 서점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 표지의 새 책들을 구경하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참 즐거운 일이다. 언니들 손을 잡고 교보문고에 구경을 간 열한 살 그날. 나는 두근두근하는 마음을 숨기기 힘들었다. 파란색 표지의 서태지와 아이들 책이 내 눈에 들어왔기때문이다. 그 날도 나의 소심함은 극에 달해 표지만 만지작대면서 이 책을 갖고 싶다는 말을 못하고 있었다. 언니들이 열심히 참고서와 문제집을 고르는 동안 나는 계속 그 파란책이 있는 코너에서 서성였다. 방향감각과 길눈이 어두워 지금도 네비게이션 없인 절대 운전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나는 어린시절부터 낯선 곳을 무서워했다. 그렇지만 그 날만큼은 계산대로 멀어져가는 언니들을 쫓아가지 않은 채 막힌 입을 원망하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져나올 것 같은 눈을 꾸먹거리며 그 자리에 정지해있었다. "송현이 뭐 사고 싶은 책 있어?" 큰언니의 그 멘트는 소심소녀의 용기를 백만배로 끌어올렸고 나는 슈렉 고양이 눈을 하고는 그 파란책을 집었다. 대장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이 사람때문에 밤에 잠이 오질 않는다고. 매일 학교가 끝나면 문방구에 달려가 대장의 스티커를 구경한다고. 밤마다 일기를 쓴다고. 대장에 대해 나쁜 얘기를 장난으로 한 짝꿍과 심하게 싸웠다고. 아직 말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언니는 눈을 크게 뜨며 "와, 책이 나왔네. 나 서태지 너무 좋아!" 라며 금방 그 책을 집어드는 것이었다. 목구멍까지 올라와있었던 심장이 쑤욱 제 자리를 찾아 내려갔다. 그 순간의 그 기쁨을 내 짧은 십여년의 인생 그 무엇과 비교하랴. 집에 돌아와 그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었다. 깊은 감동과 교훈이 있었던 그 책. 나는 머리가 허리까지 오는 남자를 사랑할 수 있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episode #2.

93'마지막 축제 콘서트. 드디어 살아움직이는 대장을 내 눈으로 직접보는 첫번째 기회였다. 열두 살 소녀에게 그 의미는 정말로 커다란 것이어서 내 마음은 부풀대로 부풀어 뻥 터져버리기 직전이었다. 내 목숨같은 소중한 언니들은 나만큼이나 대장을 좋아하는 절대적인 동지였다. 세 자매는 떨리는 마음으로 콘서트 장에 갔다. 당시 열두살 소녀는 본인이 이미 세상의 이치를 다 깨닫고 사랑을 알며 감성과 인격이 완성된 어른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마음을 산산조각 낸 한 마디를 듣게 된 것이다. "어머, 너 몇 살이니? 이런 꼬마도 오빠들 본다고 콘서트 왔어!" "와, 귀엽다. 진짜. 언니들따라 온거야?" 충격이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난 공연장 앞을 가득 메운 중고등학생 또는 대학생 언니들에게 한 없이 신기한 어린 꼬마였던 것이다.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극심한 슬픔에 사로잡혔다. 이 언니들도 날 이렇게 어린애로 보는데 만약 태지 오빠가 날 본다면 오빠도 날 애 취급하겠지? 대형 스크린에서 반짝이는 대장.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날 밤 산타 복장을 한 오빠들. 얼마나 내가 오빠들의 1, 2집 노래를 열심히 듣고 외워왔는지 검증 받을 수 있었던 시간. 목이 터지라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울고 용기내어 사랑한다고 외쳐보면서도 그 날 내 머릿 속엔 한 가지 강렬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5살 많은 큰 언니가 부럽다. 늙고 싶다.'

episode #3.

서태지와아이들 3집은 콘서트와 함께 발표되었다. 한 살 더 먹은 늙고 싶은 소녀는 두근거리는 맘으로 공연장 앞에서 3집 테잎을 샀다. 솔직히 말해 난 음악에 대해 좋다 나쁘다 평가할 지식도 마음도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점심 반찬으로 무얼 먹었는지까지도 궁금해지는 마음. 딱 그런 마음뿐이었다. 오랜 시간 활동을 쉬었던 대장이 그토록 매달려 힘들게 만들어낸 노래는 어떤 것일까. 만약 듣기에 어렵고 한 번에 feel이 오지 않는다면 좋아질 때까지 들으면 그만이었다. '천사의 목소리도 이 것보단 맑고 깨끗할 순 없을거야.' 흐뭇해하며 발해를 꿈꾸며를 다 듣고 다음 곡이 흘러나왔을 때 난 내 귀를 의심했다. "나에겐 꿈이 있어요. 모두를 사랑하지요." 분명히!!아이의 목소리였다. 공연장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릴 것 같은 깊은 질투가 내 맘에서 크게 출렁였다.물론 난 이미 다 컸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어른이지만 육체적으로 난 아이였던 것이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에게 느껴지는 그 어마어마한 질투. 분노. 과연 이 한 소절의 노래를 부르는 아이는 어떻게 대장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게 된 것일까. 그녀는 누구일까. 대장과 만났겠지. 함께 노래를 했겠지. 대장이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었을까. 한 번쯤 손 잡아 주었을지도 몰라.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져나갔다. 6학년 8반에 나보다 대장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은 없었다. 아마 도곡 초등학교 전체에서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대장의 생년월일. 혈액형. 취미. 특기같은 기본적인 지식 말고도 대장이 서태지와아이들 이전 시절에 뭘 했는지도 알고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도 알며 그의 노래에 담긴 뜻과 이상형. 어제 방송에 무슨 색 옷을 입고 나왔는지도 알고 있었단 말이다!  "와, 넌 그런 것도 알아? 정말 넌 서태지에 대해 모르는 게 없구나~" 내 또래 늙고 싶어하는 소녀들에게 이런 말을 듣는 것. 그것이. 내 이름 석자도 모르는 대장에게 내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프라이드였다. 그렇지만 지금 강적을 만났다. 대장과 함께 노래를 부른 소녀가 있다. 이젠 어떻게 해야하지. 3집 콘서트 내내 난 또 고민에 빠졌다.

episode #4.

공주병보다도 더 심각한 병이라는 왕비병-(한 사람을 왕으로 정해두고 그의 부인이라 최면을 거는 불치의 상사병으로 인한 합병증). 중학교 1학년 시절 왕비병 세 친구는 wife club 이라는 해괴한 모임을 만들었다. 멤버는 REF의 이성욱씨를 좋아하던 친구, 배우 한재석씨를 좋아하던 친구. 그리고 링딩동 왕국의 태지대왕의 부인인 나로 구성되어있었다!(안타까운 기억력으로 친구들 나라의 이름은 기억을 못하겠다.)우리 셋은 교환일기를 돌려썼는데 그 어떤 공상 과학 소설보다도 비현실적인 웃음도 나지 않을 내용들이었다. 당시 컴백홈 발표 후 털모자에 썬글라스를 쓴 대장의 얼굴을 마스코트로한 내 일기에는 말도 안되는 링딩동 왕국의 정세와 현안, 또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왕국의 환경, 우리와 전력은 비교도 안되지만 침략을 노리는 수많은 주변국들의 욕심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아! 물론 핵심은 얼마나 폐하가 왕비인 나를 사랑하는지에 맞춰져있었다. 그러나 그런 허무맹랑한 우리들만의 즐거운 장난 속에는 때때로 큰 슬픔이 가득한 페이지도 있었다. 이렇게 위안삼고 있는 내가 너무 슬퍼 크게 울었다는 쓸쓸함도 교환 일기장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빠들의 무대를 직접 보러가는 기회가 생겼다. 큰 소리를 쳤다. "오늘은 내가 꼭 태지오빠랑 인사하고 내가 누군지 알리고 올게!" wife club 의 왕비병 환자 친구들은 날 매우 격려했고, 그런 기회라도 생긴 나를 진심으로 부러워했다. 비장한 각오로 떠난 나는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정작 그 곳에 도착했을 때 비로소 이 지독한 병의 끝을 만나게 되었다. 무대와 나는 너무 멀었다.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내 소리는 수많은 이 사람들 사이에 묻혀버린다. 다가갈 수가 없다. 얼마 전 생방 중에 무대 위로 뛰어올라 대장 특유의 착하고 순수한 목소리로 "이러시면 안돼요."하는 것을 듣게 만든 팬처럼 오빠를 당황스럽게 만들고 싶지 않다. 아니다. 사실은 핑계다. 그럴 용기조차 부족한 것 같다. 다시 한 번 너무도 한없이 보잘것 없는 나를 발견한다. 친구들에게 큰 소리 쳤는데...오늘은 정말 왠지 꼭 한 마디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는데...병증이 심각했던 나의 왕비병 말기 상황은 기적의 안수 기도를 받은 것처럼 깨끗이 정리되었다. wife club은 그 후 해체되었다. 장래희망=태지부인이었던 나는 희망을 잃은 채 그를 신격화한다. 그래. 그는 내가 만나 얘기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아니야.   

episode #5.

매주 월요일. 오빠들의 스케쥴을 체크하는 것으로 한 주가 시작되었다. 당시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채송아 언니의 152 녹음 사서함에는 오빠들이 나오는 티비와 라디오 방송에 대한 스케쥴이 3분안에 꾸욱 꾸욱 눌러 가득담겨있었다. 한 번 듣고 다 받아 적기엔 다소 벅찼기때문에 늘 다시 듣기를 해서 적었다. 세 자매가 모두 열혈 대장 팬이었기때문에 셋 중에 시간이 가능한 사람이 그 방송 스케쥴을 녹화 또는 녹음해서 공유하는 것이 우리에겐 강요되지 않은 자발적인 의무였다. 세 명 모두 시간이 되더라도 대장이 나온 방송은 열 번 이상 돌려 보고 들어야했기때문에 기록을 남겨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어느 추운 겨울 날. 친구들과 스케이트장에 놀러가기로 했는데 대장이 나오는 방송이 저녁 무렵 있었다. 아침부터 놀고 저녁 전에 들어와 녹화하면 된다. 그런 마음으로 떠났다. 그런데 그 겨울의 그 시간이 내겐 너무 신선했던 것일까. 시계 없이 놀던 나는 힘들어 지칠 때쯤 집에 돌아왔고, 집안에 들어와 TV라는 기계를 보는 순간 그 자리에 경직된 채 굳어버렸다. 대장의 방송은 이미 끝나버린지 한참인 시각이었다. 내가 늦게 온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난...대장의 방송을 녹화해야한다는 사실 자체를 그 즐거움의 시간 속에 잊.어.버.린.것.이었다. 잊었다.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그토록 사랑한다는, 감수성의 200%를 끌어올려 날 울게 만드는 그 사람을 내가 한 켠 뒤로 밀어둔 것이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떨렸다. '어떻게 감히 네가 그럴 수 있어.'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과 좌절. 그리고 인정하기 싫은 상해버린 자존심. 그 후로 몇 날을 괴로웠다. 나중에 대장을 만나게 된다면 오늘의 이 일을 어떻게 용서받아야하는 것일까.

episode #6.

세상에서 가장 속상한 일 중 하나는 내가 깊게 마음을 준 사람이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일이다. 그 보다 이 것이 덜 속상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찌보면 더 많이 속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상대도 날 사랑한다하여 연인이란 이름이 되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내가 더 상대를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일일 것이다. 함께 이기에 더 외롭게 만드는 사람. 나는 그 것이야말로 헤어짐보다 못한 아픈 사랑으로 가장 지양해야할 연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왔다. 내가 그런 상황이 되어 마음이 울지언정 상대가 나로 하여금 그런 마음을 갖게 하지 말자라는 다짐으로 왠만한 일이라면 늘 상대의 편에서 생각을 같이 하고 맞춰주려는 나였다. 그렇지만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해줄 대답이 무엇인지 뻔히 알면서도 차마 해줄 수 없어 제발 이 것만은 듣고 싶지 않아 하는 질문이 있었으니. 바로. '서태지가 좋아 내가 좋아' 였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을 하는 어른들이 너무하다고 생각했었던 어린이 송현은 '둘다 똑같이 좋아요.' 라는 답을 찾고는 매우 스스로를 대견해했었다. 그러나 그 질문을 던진 사람은 엄마도 아빠도 아닌 제 3자였다. 사실 그들에게 나의 대답은 중요치 않았으리라. 아마도 어린이 송현이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고민하거나 그 중 하나를 어렵게 또는 당당하게 대답하는 그 모습 자체에 그저 재미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서태지가 좋아 내가 좋아' 는 달랐다. 우선 질문 속에 등장하는 본인이 질문을 해왔다. 반대쪽 사람이 더 좋다고 하는 날에는 하늘이 무너질지도 모르고 둘다 좋다고 말해도 이것은 전혀 만족할만한 유형의 성격이 아니다. 그러나 '네가 더 좋아.' 라고 대답하기엔 뭔가 양심이 허락지 않았다. 오랜 시간을 대답하지 못한 채 망설이거나 '사실은 정말 미안하지만 대답하기 힘들어.' 따위의 답변을 통해 며칠간 또는 헤어질 때까지 상대를 대장에 대한 허무한 질투와 열등감에 시달리게 만들면 어쩌지. 그래서 난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란 질문에 대한 '둘다 좋아요.' 라는 현답처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냈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 신을 믿는 것처럼 그 분은 내가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대상이고 널 좋아하는 거랑은 아예 방법부터 달라.' 나 스스로는 내 대답에 만족했지만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는 없었다. 그것은 거짓말임이 뻔히 보이더라도 '네가 훨씬 좋아.' 라는 말을 듣고 싶은 상대에게 화낼 수 없는 묘한 속상함을 남겼던 것 같다. 

episode #7.

참 많은 사람들이 대장을 만난다. 아무리 신비주의의 대장이지만 그도 길을 걸을 때가 있고 사람이 있는 공간을 다닌다. 팬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도 본다. 그들은 참 운이 억수로 좋은 사람들이다. 전생에 얼마나 좋은 일을 많이 한 것일까? 많이도 많이도 부러워했다. 그래. 어린 시절부터 당첨운은 없었다. 유치원 소풍때부터 보물찾기를 내 손으로 찾아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과자를 먹어도 꽝! 다음 기회를 딱지 뿐이었다.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서 소개가 된 적도 없었고 뽑기를 해도 늘 실패였다. 사다리 타기를 해도 늘 내가 고른 번호는 행운과는 거리가 멀었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은박지를 동전으로 열심히 긁어도 모두가 다 나오는 최하위 단계인 탄산 음료 한 잔 더 정도가 최고의 행운이었다. 그래. 아무리 그런 행운이 제로를 향하더라도 여태까지 그런 사소한 당첨이 안된 운을 다 아껴두었다가 한 방에 터뜨려보자. 바로 대장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 내 인생 최고의 대박을! 기약없는 꿈을 꾸며 난 또 그 꿈 속으로 깊게 빠져들었다. 상황은 여러가지 였다. 차를 타고 가다 목이 마른 대장이 편의점에 들렀는데 거기 내가 있는 상상. 방송국에서 몰래 대기실 쪽 잠입에 성공해서 대장을 만나는 상상. 놀이공원에서 캐릭터 탈을 쓰고 있는 대장을 목소리만 듣고 내가 알아내는 상상. 라디오에 대장이 출연했는데 전화연결이 되어 통화를 할 수 있게 되는 상상 등. 어떤 경로의 행운이 가장 가능성이 있을까를 가슴 떨리게 그리던 단계가 지나게 되자 나는 대장을 만난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 몰두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대장을 처음 만나는 그 순간 어떤 말을 건네야 할 것인가 였다. 상상은 허무맹랑했지만 그래도 난 대장과 깊은 대화를 오랫동안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은 안했다는 점에서 아예 현실성을 버린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 짧은 시간에 나라는 사람에 대해 어필해야한다. 뭐라고 말하지. 안녕하세요? 너무하다. 대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하겠다. 오빠 너무 좋아해요. 정말 지겨울 거다. 어디 한 둘이냔 말이다. 하루에도 몇 백번은 들어서 차라리 오빠 싫어요.가 더 임팩트 있겠단 생각이 들정도다. 그렇지만 나쁜 이미지로 남긴 싫다. 오빠 팬이에요. 역시 식상하기가 하늘을 찌른다. 아 어쩌지 어쩌지. 그러다가 사실은... 보자마자 그냥 눈물이 왈칵 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목이 메어서, 꿈만 같아서, 순간 머릿 속이 하얗게 텅 비어서...한 마디도 못하고 있다가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그는 내 눈 앞에 없으리라. 그래서 감히 생각해봤다. 차라리 그렇게 스쳐지나가게는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episode #8.

대장의 신곡이 발표되었다. 모아이. 참 좋다. 그래서 기쁘다. 변함없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대장의 목소리. 노래 첫 시작부터 너무나도 맑고 영롱한 느낌을 주는 신비스런 음악. 가끔 부모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시간을 가지면 소개하기도 전에 붕어빵같은 외모때문에 어느 부모님께서 친구 누구의 부모님인지 미리 알아내고는 크게 웃을 때가 있다. 이번 신곡도 "나 대장이 만든 대장표 음악이에요." 말하지 않더라도 누가 들어도 알 것같은 대장 특유의 설렘을 가득 안고 있었다. 행복해하며 대장의 신곡들을 내 홈피에 저장했다. 그리고 내 홈피가 갖고 있는 수많은 대장의 노래들 중 6곡을 골라 이번에 발표된 4곡을 합쳐 전체 10곡의 대장리스트가 만들어졌다. 홈피를 켜두고 있는 것이 행복하다. 홈피에 찾아오는 사람들 중 대장의 팬이라는 반가운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기사를 보게 되었다. 제목은 ...최송현..태지대장 컴백 축하! 마음이 참 이상하다. 단순히 신기하다라는 말로는 다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다. 오빠가 내 이름 석자 모른다며 울던 초등학생 꼬마였는데 이렇게 세월이 흐른 후 기사 제목에 이름이 대장과 나란히 써있다. 여전히 대장이 내 이름을 아는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내 인생 최고의 영광이 아닌가. 기사를 보고 난 후 약속이 있어 집을 나섰다. 내 차 가득 대장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모아이를 들으며 수많은 생각이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갔다. 16년. 그 사이에 대장은 모르는, 그러나 내겐 늘 중요하고 커다랗게 자리잡은 대장과 관련된 기억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난 정말 행복했다. 바보같이 실실 웃기도 하고 갑자기 눈물이 글썽하기도 하고 풉.하고 어이없지만 그 순수함이 귀여웠다는 생각도 했다. 기름이 바닥이다. 내가 정말 두려워하는 상황들 중 하나인데...'가는 길에 주유해야지.' 라던 시동을 걸 때의 내 생각은 대장에 대한 지난 16년의 행복한 실실대는 웃음때문에 열 개 가까이 되는 주유소를 그냥 지나치게 만들 정도로 뿌옇게 흐려져버렸다. 차가 길거리에 멈춰 서 버린다고 해도 지금 이 순간 참 행복하다. 내가 어른이 된 이 시간에도 나의 영웅인 대장이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 건재하다는 사실이. 내 첫사랑이 지금도 나를 웃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이...

episode #9.

모르는 번호의 전화는 잘 받지 않는 내게 아침부터 저장되어있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온다. 뭘까. 맛있는 점심을 먹기로 약속이 돼 있어서 세수를 하고 룰루랄라 외출 준비를 하는데 귀여운 목소리로 프라쏭이 말을 한다. "문자! 문자!" 믿을 수 없는 내용이다. <ETPFEST2008> 기자간담회에 사회를 부탁하고 싶다는 연락이다. 전화를 걸었다. 담당자분께서 ETP에 대해 설명하신다. "아, 저 이미 티켓도 다 사놨어요~" 내 대답에 반가워하시던 담당자분이 "...기자 간담회 사회를 맡아주실 수 있으신..." "너무 좋아요...."말씀이 다 끝나기도 전에 꿈 속에 있는 듯 대답했다. 만약 1초라도 늦게 대답하면 나 말고 다른 사람 시킨다고 하실까봐 겁나서 그랬나. 아.정말 이게 꿈이 아니겠지? 모르겠다. 사실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누구에게 제일 먼저 이 소식을 알려야할까. "기사에 대장과 내 이름이 나란히 한 줄에 있어. 정말 기적같은 일이지 않아?" 친한 친구에게 그 얘기를 한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날이었다. 아. 나는 또 다시 고민에 고민이 꼬리를 문다. 그 옛날 하던 그 고민이 이제 당장 코앞의 현실이다. 대장을 뵙게되면 뭐라고 첫마디를 건네야하는 것이냐. 대장에게 어떤 선물을 드려야할까. 그보다도 과연 내가 대장 앞에서 사회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울어버리거나 굳어버리거나 버벅대거나 그럼 어!쩌!지! 그러나 16년 전을 떠올린다면 너무나도 배부른 이 고민들을 다 제치고...정말 기적이 일어난다. 한 때는 대장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 때도 있었다. 그가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을 때 대장은 외계인이고 이제 지구를 떠날 시간이 되어서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렇지만 이제 내 앞에서 말을 하고 움직이는 대장을 보게 된다. 내가...이런 행운을 얻어도 좋은 것일까. 내가 정말 전생에 이렇게나 많이 착한 사람이었단 말인가. 

episode #10.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미리 우비를 준비해서 들어왔지만 우비에 달린 모자를 쓰니 사운드가 잘 들리지 않아 그냥 비에 젖기로 마음 먹었다. 어제 대장이 초대한 다른 팀들의 공연을 보러 왔을 때 공연은 제쳐두고 벌써 은색 돗자리를 깔고 입장 줄을 선 사람들을 봤다. 저렇게 밤을 꼬박 지새우고 내일 입장해서 하루 종일 스탠딩 석에서 대장을 기다리겠지. 고맙다. 16년동안 대장이 최고일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들이란 생각이다. 지금 저 무대 가장 가까이 있는 분들이겠지. 그 돗자리에 앉아있을까봐 걱정했다는 분도 계셨지만 난 내 키를 고려해 객석에서 멀티로 대장을 뵙기로 결정했다. 대장이 하늘에서 내려온다. 천사처럼. 외계인처럼. 비가 와서 왠지 더 뭉클하다. 머리를 흔들 때마다 얼굴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눈물처럼 느껴진다. 대장은 우리에게 16년동안 변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정말 변하지 않은 것은 대장이다. 그가 달린다. 우리도 달린다. 살수차라도 동원되어서 이 열기를 식히지 않으면 큰 일 났을텐데 비가 많이 와서 오히려 다행인가보다. 열 두곡. 괴성도 용서가 되는 이 시간을 정말 기다렸었다. 참 오랜만이다. 두 옥타브쯤 높여 부르기. 대장이 말을 하면 마치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 것 처럼 소리질러 열심히 대답하기. 비에 흠뻑 젖어 무너진 서로의 얼굴을 보며 친구들과 깔깔 웃었다. 신발 속으로 물이 차오른다. 목도 좀 아픈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 지금 행복하다. 아마 같이 살아 숨쉬는 동안은 계속 그럴 것 같다. 

epilogue

몇 년 전. 일본에서 생활할 때, 하라주쿠의 타케시타도리에 눈사람이 커다랗게 달려있는 크레페 가게에 자주 갔다. 그 크레페 가게는 또 다른 크레페 가게와 마주보고 있었는데 들리는 소문으로는 대장이 눈사람 가게의 크레페를 좋아해서 자주 들렀다고 했다. 사실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후로 내 눈에는 오직 눈사람 크레페 가게만 보였다. 6개월정도 되는 일본에서 보낸 시간 동안 당연히 반대편 크레페 가게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그 때의 나는 일본에 와서 대장이 좋아하는 크레페를 사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행복해했었다.  그는 참 고마운 사람이다. 내 인생이란 영화에 그저 잠깐 스쳐지나갈 법한 소품들도 의미있는 중요한 보물로 만들어준다. 그는 대단한 마법사인듯하다. 기자간담회에서 누군가 늙지 않는 비법을 물었을 때 대장은 즐겁게 살면된다고 했다. 그렇게 늙고 싶어했던 꼬마도 이젠 나이 들기 싫은 어른이 되었다. 지금보다 더 많이 즐겁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대장의 삶이 평생 조용할 수 없는, 모험과 도전의 연속이더라도 그가 말한 것처럼 대장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그의 이름 석자만으로도 인생에 수많은 보물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우리는 진심으로 그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원본 링크 : 최송현 아나운서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pims/main/bbs_main.asp?urlstr=visi&tid=21779441&seq=72&board_no=72&item_seq=63247026&item_seq_main=63247026&folder_part=&urlstrsub=
_M#]
정말 우연히 기사를 읽다가 누가 링크를 걸어놔서 읽게 됐다.
사실 이런걸 보면 온몸에 닭살이 돋아 두 줄 이상 못 읽어야 될 것 같은데,
어느새 다 읽어버렸다.

아, 난 역시 어쩔 수 없는 태지빠인가;
(사실 초큼 송현이 누님이 내 이상형 -.-)


첫사랑 외엔, 누군가를 미치도록 좋아한 적이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음, 나도 있었구나.

어린시절 두근두근한 동경이 떠올라 묘한 기분의 밤-
비현실의 공상, 때론 꿈을 위해 던지는 작은 돌멩이가 아름다운 반향을 가져오기도 한다.

같은동네사는사람.png

이거 도저히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어;

네이버 첫 페이지에 ‘무한도전’, 전진 고정 멤버로 공식 인정했나 라는 기사가 떴다.
나름 무도빠로서, 기자의 낚시질임을 뻔히 알면서도 클릭을 안 할 수가 없었는데.
역시 기사 내용은 별 거 없는 낙서였지만, 댓글이 대박.


전진씨 같은 동네사는 사람입니다.
조회 247 공감 0 비공감 1 작성일시 2008.08.17. 01:21 아이디 아이디 reply_report

전진씨가 저희아파트 옆동네에 살아서 출근하면서 가끔 본적은 있습니다. 정말 믿음직하고 자기일 열심히 하고 그런 사람입니다..우연히 집앞 치킨집에서 전진씨를 만나서 같이 맥주한잔하고 이야기도 좀 해봤는데 사람 하나는 진국 이었습니다.. 참 솔직한 점도 맘에 들었고 믿음감도 가고 그래서 난 전진씨를 믿었던 만큼 내 후배도 믿었기에,난 아무런 부담없이 전진씨를 내 후배에게 소개시켜 줬고, 그런 만남이 있은 후로부터 우린 자주 함께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함께 어울렸던것 뿐인데,그런 만남이 어디서 부터 잘못됐는지,알수없는 예감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을때쯤, 넌 나보다 후배에게 관심을 더보이며 날 조금씩 멀리하던,그 어느날

아, 쓰러져;


그런데 더 웃긴건,
저 사람의 ‘다른글보기’ 를 클릭하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님 좀 짱인듯 ㅋㅋ

lazylog_minsangk_preview.png

[minsangk.com] 리뉴얼 Season2 완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념으로 스냅샷 한방-



이번 컨셉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와 코드와 기타-’ 입니다.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윤동주님의 유고시집 이름에서 살짝 손을 댔습니다. 하늘에 계신 ‘나의 시인’ 윤동주님, 비록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 자신은 없습니다만, 끊임없이 치열하게 살아보겠습니다. 시대처럼 올 아침을 최후까지 기다려 보겠습니다. (그러니 시집 이름 갖다쓴건 용서를 바랍니다. ㅋ)

Tiskin 님의 Adagio 스킨을 변형하여 제작 중이던 adagio_minsangk 스킨으로 수정하려다가 너무도 좋은 스킨을 발견하여 부득이 새로 작업을 들어갔습니다. 이번 리뉴얼의 원본 스킨은 Qwer999 님이 만드신 LazyLog Smoke Version 1.1 입니다. LazyLog 스킨은 세 가지 색상 중 어느 하나 고르기가 너무도 고민일 만큼 멋진 스킨이었는데요, LazyLog_Night 의 색상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 끝까지 고민하다, 결국 원래 하고자 했던 컨셉에 맞추어 Smoke 버젼을 수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정사항은,

 - 배경 이미지를 연한 녹색 톤으로 (친구들이 고려청자 컨셉이냐고 물었던 그 색, 다시 나왔군요. 제가 좀 좋아하는 색;) Colorize 했습니다. 통 이미지로 되어 있어 작업이 무진장 편리했습니다.

 - 전체적인 폰트를 ‘맑은 고딕’으로 수정했습니다. XP 기본 글꼴부터 VS, 플래시, 플렉스, 드림위버, RadRails, 메모장, Eclipse 모두를 맑은 고딕으로 사용할 만큼 ClearType 적용된 맑은 고딕을 좋아라 합니다. ClearType 설정이 되어 있지 않은 컴퓨터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레이아웃이 나올 수 있습니다.

 - 메인 타이틀 로고를 플래시로 수정했습니다. 이전 adagio_minsangk 에서 쓰던 눈송이 (먼지송이로 착각되지만;) 애니메이션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 두드렸네요.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날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는데 만들면 만들 수록 거미나 문어 느낌이 나서 여러번 좌절했습니다ㅠ 기회가 된다면 거미씨와 문어씨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올려보겠습니다 -_- 어쨌거나 날개 느낌을 살짝 줄이고, Rotation 을 후하게 쓰니 묘하게 마음에 드는 움직임이 나왔네요. 지속적으로 수정이 될 가능성도 있지만 당분간은 올려 놓겠습니다.

 - 개별 포스트 타이틀 (Article Title) 을 플래시로 수정했습니다. 파도 애니메이션은 오늘 처음 시도 해 봤는데,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듯 하네요. 단순하면서도 멋진 결과가 참 많이 나옵니다. 여기서는 마스크와 Shape Tween 을 활용해 간단히 만들어 봤습니다. (이런 예제가 없더군요; 기회가 된다면 이것도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제목값 전달은 flashVars 를 이용했습니다. 나름 원시적-_-인 방법이지만, 이 경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지요. 텍스트큐브(, 물론 그 이전에 태터툴즈)와 플래시를 결합하는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한 포스트가 있었는데, 당시 그 포스트에선 참 여러가지 복잡한 방법들을 썼었지요. 하지만 요런 간단한 접목엔 굳이 XML 파싱해서 쓰는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 플래시 제작은 금방 했으나 Embed 에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스킨 수정할 때는 반드시 텍스트큐브 설정에서 ‘스킨 캐쉬’를 끄고 테스트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임시 인터넷 파일들을 이잡듯이 뒤져가며 테스팅해야 합니다. (실제로 반나절을 그렇게 했습니다 -_-)

- 그 외 가벼운 몇가지 수정이 있었습니다만, 너무 소소한 것들이고 나름 비밀스런 링크들도 있는지라(ㅋ) 찾아보는 재미를 드리겠습니다. (과연 누가 찾아볼지는 의문, 찾으면 롯데월드 1일 자유이용권- 을 들고 모든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드리겠습니다)


트럭으로 쌓여있는-_- 기능적 업데이트는 차차 해 볼 생각입니다. PHP 로 부벼댈까 했는데 왠지 시간 낭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거든요. 요즘 배우고 있는 루비온레일스 숙련도 차근차근히 올려 하나하나 테스트 해 보겠습니다.


예정사항은-

 - 카테고리 단위로 애니메이션이 작동하는, creative 한 UI 의 블로그 커버 메뉴
 - 대학생 (특히 공대생) 전용 블로그 스케쥴러
 - 경호와 함께 미적대며-_- 제작 중인 백문백답 위젯
 - 백스페이스 키가 안 먹는 오타 문답
 - 블로그와 동기화 되어 작동하는 포토 갤러리
 - 다양한 재미가 있는 프로필 페이지
 - 세븐데이즈(http://7days.metaschool.org) 의 블로그판 ‘나 자신과의 약속’ 위젯.

등이 있지만, 일단 블로그 스케쥴러가 가장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개강 전에 기본 틀이라도 만들어 써먹어야 할 텐데요. 시간 내에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아무튼 이번 리뉴얼.
이전 리뉴얼에 비해 별다른 잔 기술들이 그다지 많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느낌상으로 참 마음에 듭니다.
원 제작자인 Qwer999 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네요.

어쨌거나,
오랜만에 쓰는 경어체 포스팅이로군요 ㅋ

Study Hard- 공부하자, 빡씨게-

어느 순간이 시작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지금 Web Application Developer 가 되기로 마음 먹고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됐다고 해야 하나;)


[#M_내가 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열기)|내가 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닫기)|프로그래밍은 초등학교 때 퍼스널컴퓨터경진대회(정보올림피아드의 전신격인 대회) 에 참가하라는 선생님의 강권-_-에 잠깐 두리번거렸던 GW-Basic 이 시작이었다. 마땅한 테스트 환경도 없었고 (심지어 GWBASIC.COM 파일조차 없었으니 ㅋ) 그냥 무작정 친척형이 주고 간 책 한 권을 읽은 게 다였는데 덜컥 장려상을 타버렸다. 동상 이상이면 바로 시 대회 참가자격이 주어졌으니, 만약 내가 당시에 조금 더 공부를 열심히 했었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다.

중1 말에 동네 컴퓨터 학원에서 C언어를 배웠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다니기 시작한 학원이었는데 내가 더이상 배울 게 없어지자 (그 학원의 거의 모든 수업을 다 들었으니까) 나와 몇몇 장기 수강-_- 학생들을 위한 원장님의 배려로 개설된 강좌였다. Turbo C 의 파란색 코드 스크린이 왜 그리 좋았는지 모른다. 그 때부터 참 이것저것 많이 배웠다. 당시에 나름 인기였던 비베(Visual Basic)와 델파이(Delphi)도 해봤다. 나를 가르쳤던 손동우 선생님이 조금만 더 나를 채찍질 하고 기본기를 닦아주었다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어쨌거나 어린 나이에 이것저것 여러 언어들을 다뤄봤던 경험은 소중하게 남았다. (지금은 어디 계신지 연락도 안 되지만 꼭 한번 만나고 싶다)

중3 때 고등학교 과목들을 미리 배운다고 선수학습 하고 난리일 때, (정석과 성문 따위를 공부하는 애들이 반에 다섯 이상은 되던 때에) 나는 나름 C++ 계의 명저라고 할 수 있는 Sams Publishing 의 Teach Yourself C++ 를 껴안고 연습장에 코드들을 적으며 지냈다. 확실히 지금 봐도 좀 어리벙벙하게 볼 만큼 재미없는 책이고 설명도 그냥 나열식인데다가 번역도 그지 같은 책인데 그 땐 그냥 그런 어려운 책이라 더 좋아했던 것 같다.

고1 때 정보올림피아드 준비했던 이야기는 그간 많이 썼으니 패스.
고2 부터 PHP 를 시작했다. 홈페이지를 만드느라 제로보드 스킨을 공부했었고 그 때문에 약간의 사전지식 정도는 있던 스크립트지만, 이걸 제대로 시작하게 된 건 정말 웃기도록 단순한 이유였다.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나름 풋풋한 내 인생의 첫사랑, ㅋ) 에게 보여주고자 D-Days Checker 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사귄지 몇일 됐는지 알려주는 단순한 형태에서 200일 300일 기념일까지 알려주고 날짜에 따라 다른 음악까지 틀어주는 형태로 버젼업을 계속했다. 참 웃기지만, 그 친구와 헤어지고나서도 버젼업은 계속 됐다. 지금은 이 코드가 어디 갔는지 모르겠지만;

웹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시작한 건 제대 후였다. 군대 가기 전에 관심을 갖던 플래시 액션스크립트는 내가 군대에 있는 동안 3.0 이 대세가 되었고, 병장 때 틈틈이 공부하던 AS 2.0 코드들은 제대 후 쓸모가 없어졌다. 3.0 으로 마이그레이션 하며 공부하는 일은 여러모로 골치가 좀 아팠다. 컴공 다니는 후배의 숙제를 해주다가 지금 실력으론 답이 안 나오자 밤 새는 날이 길어졌고 덕분에 PHP 에 대한 이해도는 무진장 올라갔다.

우연히 지춘이 녀석을 통해 알게 된 실타래. 홀로 공부하던 그 긴긴 날들이 의미를 갖게 한 나름 소중한 시간, 이었지만. 모든 것들이 손발 맞는 느낌은 확실히 아니었다. 아이디어 수준의 기획을 공학 기반의 기획으로 바꾸는 일이 혼자서는 조금 버거웠다. 기획도 중간에 여러번 수정되었고, 그럴 수록 모자란 내 실력에 대한 안타까움이 늘었다. (약간의 자신감도 같이 크긴 했다)_M#]


… 이랬다.


하면 할 수록 공부 할 것들만 늘어간다.

경호 녀석의 뽐뿌질로 시작하게 된 Ruby On Rails.
배우면 배울 수록 재밌는 스크립트 언어다.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것들과는 너무 다른 형태의 문법이 여러모로 좀 낯설지만 그런 것들을 배울만한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Ruby 와 Rails 모두. 아직은 Ruby 언어가 익숙치 않아 Rails 가 조금 답보 상태. Ruby 책을 또 사야 하나.

갈수록 알흠다워지는 Flex Flash
Flex Builder 3 는 ‘아직 시기상조인가;’ 싶었던 아쉬움을 날려줬다. 인간적으로 Builder 2 의 빌딩 타임은 짜증날 정도였다. 이클립스 기반의 개발 툴도 어느 정도 안정감 있게 자리 잡은 느낌이고, 다른 어떤 언어보다 코딩 감이 좋다. 다만 문제가 발생하면 걸리는 부분이 너무 많아 골치 아픈 점은 여전. 특히 Flash 기반은 더더욱 그렇다. 조금 된 이야기지만 Flash Player 10 이 (베타지만) 릴리즈 된 이후에 그래픽 처리 부분에서 꽤나 큰 성능 향상이 보인다. 조금 화려하다 싶으면 CPU 점유율이 미친듯이 치솟던 이전 버젼들에 비해 GPU 를 사용하는 새 버젼의 느낌은 참 좋다.

기대감이 가득차게 하는 WPF Silverlight
일단 나는 그냥 문법적인 느낌은 C# 이 가장 좋다. 가장 익숙하면서도 가장 간결하다. 또 Visual Studio 기반의 RAD 지원은 말이 필요 없는 최고 수준. (아; 이건 재론의 여지가 있지만 나의 경우 가장 코딩 속도가 붙는다) 하지만 지금 당장 배우기에 너무 많은 것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 할까. 똑같은 결과물이 있을 때 이미 Flex 로는 세세한 구성부터 코딩까지 그려지는데 Silverlight 로는 뭐부터 해야 할지 난감하다. 아직 안정성 문제도 좀 떨어지는듯 싶고. 그러나 MSDN 을 믿는다. 플렉스는 우리나라의 용자들이 그 엄청난 노력을 통해 한글화 레퍼런스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MS, 늬들은 사용자들에게 저런걸 시키진 않을거라고 믿는다.

이외에도.
그냥 맛만 본 AJAX 도 Ruby On Rails 공부와 같이 다시금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듯 하고.
여러가지 디자인 패턴들도 공부 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제일 먼저는 TDD, 근데 이거 배우려면 Python 먼저 배워야 된다;)
Objective-CCocoa 도 배우고 싶다. 이건 맥이 있어야 하니까 당분간은 패스. 음, 사실 이걸 배우고 싶은건지 그냥 맥을 갖고 싶은건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일 거다. 저걸 보니까 맥이 갖고 싶어진 걸지도 모르고 ㅋ (사실 나는 별로 애플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 중 하나지만)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동시에 다 하고 있다.
죽도 밥도 안 되어도 좋다, 먹기만 하자.

스포츠는, 응원하면서 보는 거다.

1.

대체 뭐가 그렇게 비난 받을 일을 한 거냐. 그렇게 ‘성의 없는’ 경기였나. 아니면 백드롭 섬머쏠트를 날리며 빨간색 카드들로 얼룩진, 올림픽 정신을 훼손한 ‘비신사적’ 경기였나. 이탈리아전 3:0 패배가 충격이긴 하지만 그 경기 자체가 국가의 수준을 의심 시킬만큼 ‘수준이하’의 경기였나. 단지 같이 붙은 팀들에 비해 실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졌다. 그게 다다.

2.

단점에 대한 지적, 객관적인 문제 분석은 사실 감독, 코치진만 하면 된다. 방송사 해설 위원도 나름 자신이 하는 말들의 설득력을 위해 (너무 긍정적인 평가로만 몰리지 않기 위해)  다소의 지적을 섞어줄 수 있겠지만. 사실은 그것조차 필요 없는 짓이다.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없는 백해무익한 짓거리일 뿐. 여기서 축구 경기 때마다 술 취해 큰 소리로 떠드는 아저씨들은 말할 가치도 없다. 스포츠는, 응원하면서 보는 거다. 이런 일반적인 개념조차 없는 인간들은 스포츠를 볼 자격도 없다.

3.

많은 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을, 하나의 개체로 본다면. 스스로가 좀 쪽팔려야 되는 것 아닌가. 월드컵 4강 진출 했을 때 그렇게 좋아하고 열광했으면서. 월드컵이 있던 한달여간 축구 생각에 신바람이 나 했으면서. 곧바로 그렇게 못 해주니 한국 축구 씨를 말려야 한다느니 떠들고 있다. 냄비근성이고 후진국 응원문화고 지랄이고,  이건 그냥 쪽팔려야 되는 일이다. 한국 축구가 하나의 개체라면 화가 나 주먹을 날릴 지도 모르겠다.

4.

많은 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특히 나이 좀 된 어른들은. 예전엔 헝그리 정신이 있어서 이렇게 안 졌다고들 말한다. 그땐 다들 정말 열심히 뛰었다고, 요즘 애들은 열심히 안 뛰고 슬렁슬렁 걸어다니기 바쁘다고 화를 낸다. 한마디로. 박정희 미싱하는 소리다. 박통 시절에 대한 향수 때문에 이 나라가 지금 이렇게 개고생하는데도 또 그 소린가. 발전하는 경제 외에는 아무 것도 챙기지 못했던 그 시절처럼, 지금 당신들의 삶도 그러한가. 그저 지금보다 돈만 잘 벌 수 있다면, 공기가 나빠지고 독재가 창궐하고 비리가 만연해도 괜찮은가. 지금 당신들의 삶도 그렇게 헝그리하고 처절하지 않으면서, 축구 선수들에게만 그런걸 요구할 권리, 없다. 그 누구에게도.


5.

이런 논쟁이 벌어지면 세금 이야기를 한다. 우리 세금으로 운동하는 애들이라고. 웃기고 있다. 나라에서 얼마나 대단한 지원을 해주었고, 또 그 지원에 국민 개개인이 얼마나 큰 부담을 짊어졌다고 생각하는걸까. 스포츠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일종의 홍보성 예산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기에 비신사적 행위나 극도의 수준이하 플레이로 나라를 망신 줄 정도라면, 국가의 대표라는 책임을 유기했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들을 비난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력이 떨어진다고 비난할 권리까지 주어지기에, 당신들은 그동안 너무 무관심 해 왔다. 비난 할 시간에 K 리그 표를 사라.

6.

우리 아버지가 축구만 보면 하는 말이 있다.
“밥 먹고 축구만 하는 것들이 저것도 못하냐”
그럴 때마다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말이 있다.
“아버지도 매일 하시는 일에 세계 최고는 아니잖아요”


7.

선생님의 따끔한 충고로 학생이 올바른 길로 들어서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동료나 제삼자의 비난으로 좋아지는 경우는 없다. 아예 없다. 사람은 긍정의 힘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긍정하지 않고 비난만 해서는 그 어떤 긍정적 변화도 이끌어 낼 수 없다. (그리고 이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스포츠를 보면서 그들을 욕하는 행위는 참 무진장 저열한 수준의 자기 만족일 뿐이기에. 굳이 내가 말릴 권리까진 없는 것 같지만. 인터넷이든 술집에서든, 떠들지마라.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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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Alone 5days- 혼자 먹는 음식

부모님이 모두 강원도 횡성에 가시는 바람에 닷새 간 나홀로집에- 였다.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우리 95도 멤버들이었는데 한 새퀴도 시원스럽게 온다는 인간이 없어서 다 때려치우고-_-
이 닷새간의 밤을 홀로 지냈다.
뭐, 특별할 것 없는 나날들이지만, 그냥 기분상. 홀로 보내는 밤은 쪼오금 그렇긴 해-.-

그 시간들이 특별했다기 보다는, 그냥 요즘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 그리고 미묘하게 변화하는 내 감정들 때문이 더 크겠지만. 아무튼 그 때문에 그 닷새동안 참 묘- 한 기분으로 보낸 밤들이 많았다. 그 밤을 지새우며 함께 한 음식들. (뭐야 이 갑작스런 주제전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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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시도해 본 간장 떡볶이-


떡볶이는 원래 가장 자주 해먹던 음식 중에 하나지만, 이번엔 좀 색다른 시도를 해봤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시도한 간장 떡볶이. 재료 사러 나가기 귀찮아서 그냥 집에 있는걸로 하려 했는데 집에 있는 재료가 저게 다였다. 냉동실에 흠뻑; 얼려있던 떡국 떡들과 지난 아버지 생일 잔치 때 한가득 끓이고 남은 부대찌개용 양키; 소세지. 그리고 늘 있는 청양고추 몇개. 취사병 통빡-_-으로 양념들을 때려넣고 그냥 일반적인 떡볶이와 같은 조리법을 썼다. 양념에 들어간건 물, 간장, 물엿(이 없어서 요리당), 설탕, 후추가 다였음. 참 대충 만들었지만 맛은 꽤 있었다. -.- 원래 간장 떡볶이라는게 매운거 잘 못 먹는 어린 아이들을 위해 해주는 요리지만, 청양고추에 후추까지 듬뿍 들어가 고추장 떡볶이 못지 않게 매콤했음. 그게 또 나름 묘미인지라 다음 기회에 민상이 좋아하는 당면에 각종 야채 넣어서 레시피도 작성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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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강정- (남긴 탕수육 버리지 말자, 정도의 부제)


뭔가 참 그럴듯하지만. 오른쪽에 위치한 넙데데- 한 녀석이 저 요리의 정체를 말해준다. 점심은 도저히 해먹기 귀찮아-_- 어머니께서 던져놓고 가신 비상금(정확히는 가용금, 요건 내 임의로 써도 된다는 거)으로 오랜만에 중화요리를 배달해 시켜먹었는데. 우리집 위치가 위치인지라 도저히 중국집에 전화해 ‘짜장면 한그릇이요’  말할 수가 없었던 거다. 그래서 탕수육 쪼그만거(-래봐야 거금 일만이천원-.-) 를 하나 같이 시켰는데 참으로 친절하시게도 군만두를 서비스로 주신 거다. 뭐 어차피 저 요리를 저녁에 해먹을 요량으로 시킨 음식이니 나름 좋았다.

군만두는 출출한 오후쯤, 남은 단무지와 양파를 곁들여-_- 간식으로 잘- 먹었고. 저녁에 남은 탕수육으로 요리를 시작했다. 양념은 그냥 일반적인 쏘야(소세지야채볶음)와 비슷하게 고추장/물엿(이 역시 없어서 요리당)/케찹/물을 적정 비율(대강 1:1:1.2:1.5 쯤?) 로 잘 섞었다. 양념에 식용유를 안 넣은 이유는 이미 후라이팬에 어제 계란후라이 하고 남겨둔 기름이 있었기 때문. 아, 후추와 깨소금을 적당량 넣었다. 음 이건 취향상 알아서 조절할 부분이니 패스.

잘 달군 후라이팬에 남은 탕수육을 넣고, 적당히 고슬고슬 볶아준 다음에 양념을 부었다. 탕수육과 양념을 동시에 넣는 것은 좋지 않다. 후라이팬과 고추장 양념의 특성상 눌러붙기 딱 좋은 매칭이기 때문에 속도가 생명인 바. 미리 탕수육을 속까지 뜨끈히 데워놓고 약한 불로 줄인 뒤 양념과 후루룩 비벼준 뒤 바로 불을 끄는 것이 좋다.  쏘야의 경우는 물을 적당량 넣어서 졸이는 걸 즐기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돼지고기 강정의 경우 물이 없기 때문에 더욱 눌러붙기 쉬운 스테이지,  설거지하다가 버럭 화내지 않으려면 주의가 필요하다.

이거야 뭐 기본적으로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이번의 경우 반찬 대용인지라 양념을 조금 충분히 넣었지만 안주용으로 쓰려면 양념을 줄이는 것이 좋겠다. (한마디로 쪼금 맛이 쎘다는 얘기-_-_-) 어쨌거나 남은 밥 한그릇 반을 달랑 요 녀석과 김치 하나 놓고 깨끗이 비웠음.


요리가 끝난 뒤 닷새 밀린 설거지를 하는데 부모님이 돌아오셨다. 늦었으면 좋지 않을 뻔 했음-.- 닷새동안 먹은 끼니가 많아 설거지 양도 엄청났다. 설거지 하는 동안 어제분 명랑히어로 한편을 통째로 다 봤음.

어쨌거나 Home Alone 이 끝나고, 이제는 엄마 밥이다.
언제까지 이 밥을 먹고 지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먹을 수 있을 때 잘 먹어두자- 란 생각 했음 ㅋ

생각난다. 훈련소에서 ‘가장 먹고 싶은 음식’ 을 쓰라-는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썼던 ‘엄마 카레’.
아, 내일은 카레나 해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