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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 20대 여성 투표율이 5%?

올블로그 서핑하다 봤는데, 이거 맞는건가?
출구조사 기준이라고 하니 정확한 통계는 아닌듯 하지만 OECD 국가중 여성 투표율 최저에 수위를 다투는 나라이니 가능한 수치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부분에서 편가르고 뭐하고 할 정도로 한가하지도 않을 뿐더러, 투표율 19.5%군에 속한 20대의 일원으로서, 이런 얘기 자체가 참 어이없고 우습게 느껴지긴 하지만. 5%는; 좀 심하지 않나.

금요일은 8시간 연강이라 내내 학교에 있었는데, 지나가는 학생들 보면서 ‘쟤네들은 투표했을까?’ 이런 생각 되게 많이 했다. 캠퍼스를 거니는 저 수많은 사람들 다섯명 중의 네명은 투표 안하고 놀았다는 얘긴데. 뭐, 자취생활 하면서 부재자투표 신청 깜빡했다, 라고 말할 사람들이 꽤 많기는 하겠지. 음, 그러고보니 나도 좀 과민한가. 밤새고 돌아와 다 쓰러질 것 같은 피곤 속에 투표했는데, 자고 일어나 보니 대한민국 지도는 온통 파랗고, 20대 투표율은 19.5%래고, 20대의 50%는 한나라당 지지래고. 꿈꾼 것처럼 지나간 그저께의 기억이 어지간히도 깊숙이 내 뇌리에 박혔나보다.

세상에 희망을 갖는 일, 신념, 기대, 불끈 쥔 두 주먹, 꿈, 미래, 의식, 올바르고자 하는 의지.
내가 내 젊음을 담보로 두고 힘써 채우려했던 많은 것들이 이토록이나 특별한 일이었다는 사실이.
정말, 너무도, 처절할만큼,
슬프다.

투표인증짤.png

나 너랑 말하고 싶지 않아, 이제.

SealTal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g (프로-그램, 이라고 읽음) 사무실에는 보통 일주일에 한번. 수업이 없는 수요일이나 토요일에 출근한다. 두달간 고용인의 신분으로 참여했지만, 어느새 사람들과도 많이 친해졌고, 내 손을 필요로 하는 일이 많아 정신없이 빡빡한 이 스케쥴을 한달간 계속해 오고 있다.

이번주 목요일, 즉 내일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차 시연회가 있을 예정. 목요일 나는 확률변수론 1차 시험이 있는 터라, 수요일을 비우고, 자바프로그래밍 실습 시간을 제껴 화요일에 출근을 했다. 네이버 지도만 보고는 찾아가기 그다지 어렵지 않겠다 싶어 차를 끌고 갔었는데, 중간에 몇번이나 길을 잘못들어 엄청나게 고생했다. 1시간거리를 두시간반이나 걸려 찾아갔으니 할 말 다했지 뭐; 어쨌거나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단 1분도 눈 안 붙이고 꼬박이 밤을 샜다. 다들 하나둘씩 나가떨어지는 시간에도 빨리 끝내고 집에 가야 된다는 생각에 홀로 불을 켜고(전등도 켜고, 내 눈도 켜고-) 달려 아침 8시쯤에 내가 맡은 부분을 기어코 완성.

선거일이라 한산한 도로를, Matchbox Twenty – Real World 를 들으며 (또 목청 터지게 부르며) 집에 도착한 시간이 대강 9시반. 딱 한시간쯤 걸린 것 같다. 길 잘못 들까봐 노심초사하던 서울의 도로를 지나, 눈에 익은 인천 도로를 맞으니 찾아드는 급격한 피로. 당장이라도 쓰러질것 같은 몸을 이끌고, 때마침 투표하러 나오신 부모님과 같이 집 근처의 투표장을 찾았다.

군대에서 했던 지자체 부재자투표, 지난 대선 다음으로 하는 내 인생 세번째 투표 되겠음.
원더걸스가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이번 총선은 친절하게도 인증짤을 날리라는 의미로 투표확인증을 나눠주신다. 때마침 택배로 도착한 디카(이건 조만간 ‘지름신 강림’ 카테고리에 올릴 예정) 로 인증짤을 찍어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투표 인증짤 -.-.- 아버지 어머니꺼까지 모두 받아왔다. 근데 이거 쓸데는 있나?-.-d


그대로 쓰러져 자고 다시 일어나 보니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한참을 그냥 앉아 담배만 피웠다.
죄다 시퍼런 대한민국 지도를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한기가 돌아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담배 한 모금, 그 맛은 참 달았다.

올블로그를 가보니 역시 예상대로 역대 최저의 투표율과 유난히 더 저조한 20대의 투표율을 성토하는 글들 투성이.
‘투성이’라는 표현이 어울리게 참 많기도 많구나. 참 다들 부지런해. 나는 아무런 말도 못하겠는데. 너무 지치고, 너무 한숨만 나와 아무 말도 못하겠는데.

20% 도 채우지 못하고 그친 19.5% 의 투표율.
하룻밤을 꼴딱 새고 와도 지키고 싶었던, 내게 주어진 한 표의 권리.
내가 참 대단한 존재가 되었구나. 내가 내 나이 또래의 20% 안에 든 거네.

대운하 반대? 숭례문 근조?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나 너랑 말하고 싶지 않아, 이제.